◎떼지어 야간 기습 오리 수십마리씩 해치워/올가미 설치 등 자구책 효과없어 안절부절농촌에서 너구리와의 한 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벌레와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농약이나 화학비료 대신 논에 풀어 놓은 오리를 너구리들이 잡아 먹어 낭패를 보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오리 농법」은 생후 20∼30일 된 새끼 청둥오리를 6∼8월 3개월동안 논에 방사하는 환경보전형 유기농법. 오리는 벼이삭에 붙은 벌레와 잡초를 잡아 먹거나 아예 물갈퀴로 흙탕물을 일으켜 잡초의 성장을 막는 역할을 한다. 충남 지역에서는 1백여 농가가 58㏊의 논에서 이 농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너구리가 오리처럼 좋은 먹이를 놓칠 리 없다. 너구리들은 낮에는 야산에서 활동하다 밤만 되면 5∼6마리씩 떼지어 내려 와 하룻밤새 수십 마리의 오리를 해치우고 있다. 93년 도내에서 처음으로 「오리농법」을 도입한 홍성군 홍동면 문당리 주형로씨(37)의 경우 6월 1천1백여마리의 오리를 논에 풀었으나 너구리의 「야간 기습」에 의해 5백여마리가 희생됐다.
홍성군에서는 11개 농가가 논 6㏊에 1만여마리의 오리를 방사했으나 6천여마리가 너구리의 먹이가 됐다.
농민들은 너구리의 기습을 막기 위해 올가미를 설치하는 등 자구책을 써보기도 했지만 실효가 없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대전=전성우 기자>대전=전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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