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마음열고 경청/“수도권지역에 첨단산업용지 확대 필요”/“고비용 구조 등 6가지문제 해결됐으면”/“수익성 떨어져 기업들 재투자 기피 경향”/업계 대표들김영삼 대통령은 6일 낮 청와대에서 주요 수출업계대표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최근의 수출부진과 경상적자 확대문제에 대한 업계의 건의를 듣고 대책을 협의했다.
수출업계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최근 수출부진의 주된 요인이 반도체 철강등 주력품목의 국제가격 하락과 엔저현상, 고비용·저효율 구조등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임금안정, 생산성 향상, 환율 및 금리조정, 규제완화 등을 김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김대통령은 『지금의 수출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기업 근로자가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김광호 삼성전자 부회장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구평회 무역협회장 김만제 포항제철 회장 백욱기 동국무역회장 성기웅 대림산업 사장 윤원석 대우중공업 회장 박수환 LG상사 사장 김승정 선경 사장 등 9명이 참석했다.
▲김대통령=(김광호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반도체 수출의 전망과 대처방안은 무엇입니까.
▲김부회장=반도체의 수출물량은 작년에 비해 2.4배나 늘었지만 가격이 73%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산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수도권 지역의 첨단산업용지를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자금조달과 관련한 규제가 너무 심하니 이를 완화해야 하고 이와 함께 설비·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정부지원을 확대해 주십시오.
▲김대통령=(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에게) 자동차 수출의 경쟁력과 전망은 어떻습니까.
▲정회장=수출은 27.4% 증가했는데 다만 엔저현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역시 고임금 고금리 고지가 고물류비용 과규제 과소비등 6가지가 문제입니다. 임금과 땅값이 높아도 생산성만 높으면 되는데 근로의식이 해이해진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따라서 노동법개정도 경쟁력강화의 측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 외국에 비해 2배이상 높은 금리도 낮추어야 합니다.
▲김대통령=(김만제 포항제철 회장에게) 철강수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김회장=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수출물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가격이 떨어져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1인당 소득 1만달러인 국가에서 지난해 수출이 30% 증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고 올해 조금 수출이 부진하더라도 싱가포르 대만 등과 비교해 보면 특히 나쁜 것은 아닙니다.
▲김대통령=(백욱기 동국무역 회장에게) 섬유·직물의 수출전망은 어떻습니까.
▲백회장=작년에 비해 금액면으로는 다소 신장됐지만 채산성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재 섬유업계에서는 고가품의 비율을 40%에서 60% 수준으로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정부의 계속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김대통령=(윤원석 대우중공업 회장에게) 선박수주가 줄어들고 있다는데 조선업계의 경쟁력은 어떻습니까.
▲윤회장=금년 수출실적은 좋지만 수주가 작년보다 20% 이상 감소했습니다. 엔저현상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임금이 높고 근로의식이 이완된 것이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구평회 무역협회장=전체적으로 우리 업계가 수출에 자신감을 잃고 있습니다.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재투자를 우려하고 있고 한마디로 무기력해지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얘기하고 있는게 노사관계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엔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을 적정수준으로 조정하고 수출선수금 및 착수금의 인수한도를 확대해야 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임금 금리 물류비용 지가 규제를 낮추어야 하고 과소비를 진정시켜야 합니다.
▲김대통령=오늘처럼 솔직하고 진지한 얘기는 처음입니다. 경제에도 굴곡이 있게 마련이니 다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노력합시다. 정부도 수출에 도움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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