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석선 구형 끝나자 박수/피고인 16명 단죄 불과 2분5일 하오 3시7분. 12·12 및 5·18 사건의 주임검사는 장장 1시간여간의 논고문 낭독을 마치고 난뒤 역사적 구형의 순간을 의식한 듯 물한모금을 마셨다.
『아무쪼록 이 재판이 법과 정의가 이 땅에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사적 이정표로 승화할 수 있도록 피고인들에게 추상같은 법의 심판을 내려 주실 것을 기대하면서 피고인들에게 양형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순간 법정안은 기침 소리 하나 없이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전두환 피고인 사형, 노태우피고인 무기징역…』
구형이 끝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두 전직대통령은 한동안 무표정하게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다 박수소리에 놀란 듯 방청석 쪽을 잠깐 응시했다.
12·12 및 5·18 사건 1심 결심공판이 열린 이날 서울지법 417호대법정은 2백석이 넘는 방청석이 빈 자리 하나 없이 가득찼다. 지난해 7월 검찰이 5·18사건의 「공소권 없음」결정을 내린 지 2년여, 그해 11월과 12월 비자금 폭로사건과 5·18특별법제정으로 노씨와 전씨가 차례로 구속된 이래 26차례의 공판이 지났다.
12·12 및 5·18사건 주임검사인 김상희 부장검사가 이 사건의 성격과 의미, 피고인별 범죄사항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방청객들은 김부장검사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피고인들이 정권장악을 위해 광주민주화 항쟁에 나선 무고한 시민 학생들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게 했다는 부분에 이르자 방청석의 일부 유가족들은 소리 죽여 눈물을 훔쳤다.
전씨는 논고문이 낭독되고 있는 동안 몸을 의자 깊숙이 밀어넣고 재판부만 올려다 봤을 뿐, 김부장검사가 자신을 쳐다보며 범행사실을 읽을 때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노씨는 허리를 곧추세우고 앉아 있다가 자신의 범행사실 부분이 낭독되자 얼굴이 상기됐다.
검찰 논고문에 의해 반역사적 반국가적 반민주적 비인도적 범죄로 규정된 12·12 및 5·18사건. 이 사건의 피고인 16명에 대한 사법적 단죄는 불과 2분 남짓 밖에 걸리지 않았다.<송용회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