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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씨 12·12 5·18 재판­결심공판 최후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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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씨 12·12 5·18 재판­결심공판 최후진술

입력
1996.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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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통성 시비 바람직 못해” 전두환/“오래된 관행 못고친 점 송구” 노태우/“12·12 충돌방지위해 최선의 노력” 유학성/“이 재판이 국민화합의 계기됐으면” 황영시/“군인 명예 빼앗긴게 가장 큰 고통” 박준병/“내 명령따른 후배는 불이익 없길” 최세창/“광주사태 희생자·유가족에 죄송” 정호용12·12 및 5·18사건 27차 공판이 5일 상오 10시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형사합의30부(재판장 김영일 부장판사)심리로 열려 전두환, 노태우씨등 피고인 16명에 대한 검찰의 구형과 함께 최후변론 및 피고인별 최후진술이 이뤄졌다.

다음은 피고인들의 최후진술 요지.

▷전두환 피고인◁

본인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 법정에 서게 된 것을 본인의 부덕의 소치로 생각하며, 이러한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이 재판을 이끌어 온 재판부에 대해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검사 여러분에게도 같은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이 사건은 「역사 바로세우기」라는 구호아래 과거 정권의 법통과 정통성을 심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현실의 권력이 제아무리 막강하다 하여도 역사를 자의로 정리하고, 재단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본인은 생각합니다.

또한 국가의 계속성과 헌정사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도 정권이 바뀌었다고 하여, 그 정권의 정치적 시각과 역사관에 의해 과거 정권의 정통성을 시비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한 시대의 역사는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그들 나름대로 나라를 위해 노력한 처절한 삶의 기록입니다.

우리나라가 건국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과 국정담당자는 온갖 역사적 시련을 그때마다 불굴의 의지로 극복하였기에, 오늘날 우리나라가 민족의 역사상 처음으로 자급자족하며,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갈 기틀을 만들어 놓았다고 본인은 확언합니다.

건국이후의 우리나라 역사가 독재와 부정축재로만 뒤덮인 암흑의 시기였다면, 어떻게 오늘날의 번영이 가능하였겠습니까.

따라서 지난 반세기의 대한민국의 역사는 이런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하며, 의도적으로 매도만 되어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본인도 국정을 담당했던 한 사람으로서 10·26사건이후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하였으며,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는 정의로운 선진조국을 창조하려는 개혁의지를 가지고 국정을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본인의 부덕으로 이러한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정책수행의 부작용이 발생하여 국민에게 불편과 피해를 준 점에 대해 국민여러분에게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지난 89년 12월30일, 당시 여·야 4당의 합의에 의해 국회의 증언대에 섰을때 이미 과거에 있었던 모든 잘잘못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 한사람에게 있으며 이를 위해 국민이 원한다면 감옥이든 죽음이든 그 무엇이라도 달게 받겠다는 말씀을 드린바 있습니다.

그러한 본인의 마음은 5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개인적으로는 버마에서 수많은 국가의 인재들을 잃고 이 땅에 홀로 귀국했던 그날부터 하루 하루의 삶을 국가를 위해 봉사하라는 뜻으로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여분의 인생이라 생각하고 보내왔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본인은 생명에 연연하거나 처벌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없으며 오직 바라는 것은 본인 하나의 처벌로 국론분열과 국력의 낭비를 막을 수만 있다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입니다.

끝으로 본인은 과거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적인 재판이 본인에서 끝이 나고 앞으로는 과거정권을 긍정적으로 승계하므로서 이를 바탕으로 민족의 정체성을 높이고 보다 밝은 미래를 향하여 온 국민이 매진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 입니다.

▷노태우 피고인◁

국민이 선임한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정의 책임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일이 생기도록 해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역사와 국민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지고있던 전직 대통령으로 개인적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이 법정은 개인의 책임을 묻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 국민이 모두 함께 책임을 지는 역사를 사법적으로 심판하는 자리가 돼버렸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이고 지울 수도 다시 쓸 수도 없는 것이며 평가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심판의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역사는 명과 암이 함께 하는 것으로 과거의 시대적 상황에서 했던 일을 오늘의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지금도 본인은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이후 당시 사회가 처했던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사법적 책임이든 무엇이든 그 책임은 전직대통령에게만 물어야지 다른 사람에게 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은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것이며 우리 정권의 오래된 정치적 관행을 고치지 못한 점이나 수많은 자금을 명예롭게 처분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 10개월동안 구치소에 있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단 한번도 뇌물을 받거나 개인적인 축재를 위해 돈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대통령을 퇴임한 이후 죽는 날까지 개인적 용도로 이 돈을 사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오늘의 재판은 노태우 개인 재판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 역사의 문제로 남게 됨니다.

지금까지 저를 지지해주고 성원해준 모든 사람과 특히 제 밑에서 공직생활을 했던 모든 공직자들에게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이 재판정에 계신 재판장, 검사, 변호사, 특히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들에게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며 이 재판이 밝은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유학성 피고인◁

12·12사건 당시 부대 상호간 충돌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이를 위해 최규하 대통령에게 가서 결재해 달라고 건의도 했습니다.

시국수습방안의 경우 구속되기 이틀전 검찰에서 들어서 알게됐고 이전에는 듣지도 알지도, 설명을 들은 바도 없었습니다. 권정달 증인의 증언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황영시 피고인◁

12·12 및 5·18사건과 관련해 심판을 받게된 것은 저의 부덕의 소치로 생각합니다. 단지 피고인중 몇명을 빼고는 모두 제 후배나 제자 등인데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나에게 물어주고 그들에게 관용을 베풀어 주십시오.

▷차규헌 피고인◁

본인의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습니다. 역사의 장에 오신 분과 노고를 아끼지 않은 재판부에 감사드립니다.

▷박준병 피고인◁

이 재판은 성실하게 국토방위에 종사하고 있는 직업군인들에게 어떻게 행동하고 결정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교훈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12·12사건 당일 저녁을 먹는줄 알고 30경비단에 들어 갔지만 총장연행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했고 논의한 바도 없으며 참여한 적도 없었고 당시로서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군대를 사랑했던 노병이 재판부에 의해 정당하게 평가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최세창 피고인◁

박종규 피고인은 12·12 당시 여단장인 저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죄가 있다면 여단장인 제가 받아야 합니다. 더 이상 그에게 불이익이 없기를 바랍니다.

▷장세동 피고인◁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재판장님의 현명한 판단을 바랍니다.

▷허화평 피고인◁

이 공판은 국민적 합의와 4차례에 걸친 정치적 청산을 거치고 검찰 수사도 매듭된 16년전의 일에 대해 실정법에 의한 재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87년 4천2백만 국민 이름으로 통과한 헌법에 소급입법이 금지됐지만 95년 12월 14대국회는 소급입법인 5·18특별법을 제정했습니다. 96년 2월 헌법재판소에서는 찬성4, 반대5의 기묘한 합헌 결정으로 이 재판의 법적 근거를 제공했습니다. 법의 이름으로 헌법정신을 유린한다면 대한민국의 최고 보루는 어디에 존재하겠습니까.

▷허삼수 피고인◁

80년의 일이 죄가 된다면 달게 받을 각오가 돼 있으며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없습니다. 재판관님의 공정한 판결이 있기를 바랍니다.

▷이학봉 피고인◁

말할 것이 없습니다.

▷이희성 피고인◁

변호인이 모두 말했기 때문에 아무 할말이 없습니다.

▷주영복 피고인◁

80년 벌어진 모든 사실의 규명, 그리고 유무죄의 판단은 재판부에 맡기고자 합니다.

그리고 본인은 광주사태기간에 인명피해가 나지 않기를 바라는 생각에서 여러차례 계통을 통해 경고하는 등 나름대로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정호용 피고인◁

광주사태로 인한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죄송합니다.

공판과정에서 내가 잘못하면 공수부대 부하에게 책임을 떠맡길까 두려워 말조심을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나의 죄로 간주하고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한 것은 상당히 충격입니다.

재판장님. 저로서는 국민을 상대로 누군가 희생양이 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생각했고 또하나의 정호용의 운명이라고도 판단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진실은 밝혀야한다고 믿어 노력은 했습니다.

▷박종규 피고인◁

12·12사건 당시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받고 출동했을 뿐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지금도 저를 잔인한 자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날의 사실은 알려진 것과는 다릅니다.

▷신윤희 피고인◁

저는 직속상관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고 하소곤장군에게 예기치 않게 부상을 입힌 점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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