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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남자대탐험」(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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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린 「남자대탐험」(TV평)

입력
1996.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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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행동양식 치중… 진지한 「젊음탐험」 상실영웅(변우민 분)의 비망록은 사랑의 언어들로 가득했다. 「남자대탐험」(SBS, 1일 종영)이라는 제목으로 그는 자신이 겪은 기쁨과 상처의 나날들을 적어나갔다.

서른살까지는 「호기심과 순정」의 날이었다. 코흘리개때는 동네 아이를 짝사랑했고, 사춘기에는 교생 실습나온 예쁜 대학생이나 누나 친구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렸다.

영웅의 순애보는 진주(김남주 분)란 공주병에 걸린 여자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그때부터 영웅도, 드라마도 그것에 파묻혀 헤어날 줄 몰랐다. 드라마는 두사람의 흔적을 쫓는데 정신이 팔려 감성마저 잃어버렸다.

영웅에게 세상살이는 하찮게 보인다. 직업을 구하는 일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장난처럼 느껴진다. 진주의 결혼과 이별, 그리고 영웅과의 재결합도 마른 풀처럼 건조했다. 삼각관계를 만드는 순정(임상아 분)의 애정 역시 어이없거나 경솔하기는 마찬가지다.

신세대 행동양식을 반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가벼움은 성적 농담과 함께 웃음을 위해 조작됐고, 결국은 부메랑이 돼 드라마 전체를 엉성하게 만들었다. 이야기는 신세대에게서도 공감을 얻지 못했고, 연기자들은 스스로 배역을 내면화하지 못했다.

빠른 것이 능사는 아니다. 사건의 빠른 처리는 이 드라마를 군더더기 없게 만들기도 했지만 시청자, 나아가 연기자들조차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갖지 못하게 했다. 이 드라마는 이혼과 결혼 결심, 진주의 죽음을 이용한 갈등의 해결조차 농담처럼 처리했다.

「남자대탐험」은 장난스럽고 무성의하게 쓴 한 젊은이의 일기장이었다. 과연 그 일기를 보며 남자의 세계를 탐험했다고 할 수 있을까. 드라마는 보다 섬세하고 진지하게 인간과 세상을 보는 안목을 제시해야 한다.<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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