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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별」이 한 법정에/쏟아진 재판 진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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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별」이 한 법정에/쏟아진 재판 진기록들

입력
1996.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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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차례 최다공판 5개월새 단숨에/수사기록 1.5톤트럭분… 방청권 거액거래12·12 및 5·18사건 공판은 역사적 의미에 걸맞게 갖가지 진기록들을 양산했다.

우선 두 전직대통령과 「50개의 별」이 한꺼번에 같은 법정에 선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전두환·노태우 두명의 전직대통령을 포함, 이 사건 피고인 16명이 모두 군장성 출신이라는 사실이 공판의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전·노씨등 대장 10명(유학성 황영시 이희성 차규헌 정호용 박준병 최세창 주영복), 중장 1명(장세동), 소장 2명(신윤희 박종규), 준장 3명(이학봉 허삼수 허화평)의 계급을 모두 합치면 별이 50개이다. 문자 그대로 「별들의 재판」이다.

여기에다가 이 사건과 병합된 전·노씨 비자금사건의 피고인 이건희 삼성그룹회장 김우중 대우그룹회장 최원석 동아그룹회장 정태수 한보그룹회장등 재벌총수들과 금진호·이원조 전 의원 김종인 전 청와대경제수석등 중량급 정계인물들까지 합치면 공판피고인들은 형사재판 사상 최고 거물급이다.

세계에서 유래가 드물게 「성공한 쿠데타」를 단죄한 이번공판은 3월11일 공판을 시작한 이래 1백48일동안 27차례에 걸쳐 사실심리를 마쳤다. 전·노씨는 비자금사건에 대해서는 아직 선고를 받지 않았다.12·12 및 5·18사건 공판횟수에 3차례씩의 비자금 공판까지를 더하면 실제로는 33차례의 공판이 진행된 셈이다.

지금까지의 최다공판기록은 89년에 발생한 「우지라면 사건」. 1심공판이 4년2개월여에 걸쳐 22차례 진행됐다. 이번공판은 이기록을 단숨에 갱신했다.

검찰수사기록도 16만여쪽에 달해 법원으로 기록을 옮길때 1.5톤 트럭이 동원됐다. 기록이 5m길이의 법대에 1m높이로 쌓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논고문 분량도 4백여쪽에 달해 웬만한 형사사건 수사기록을 능가했다.

공판 관여 검사들과 변호인단, 증인규모도 엄청났다. 검찰은 김상희부장검사등 8명의 검사를 공소유지 검사로 내세웠고 피고인측에서도 법제처장(이양우), 대법원판사(전상석), 대검 특수3과장(석진강), 법무차관(한영석)을 지낸 거물급 변호사를 선임했다.

검찰과 변호인측 대응이 첨예하게 맞서 신현확 전국무총리,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 장태완 전수경사령관등 41명의 증인들이 법정에 섰고 참고인만도 5백여명에 달했다.

8차공판은 하오 8시40분께까지 진행돼 최장공판을 기록했고 변호인들의 집단퇴정을 불러 일으키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25차공판에서는 일부 증인의 불출석으로 상오 11시부터 하오 4시까지 5시간동안 가장 오랜 휴정이 실시됐다.

위헌심판제청, 보석신청, 공판연기신청, 변호인퇴정, 변호인사퇴, 국선변호인선임, 보석신청,별건영장발부(전·노씨를 비롯 이현우·허화평·정호용씨 등 6명), 구속피고인석방(안현태·성용욱·유학성·황영시·이학봉) 등 형사재판에서 좀처럼 보기힘든 법적 절차가 속출 했다.

비자금사건에서는 전·노씨의 재산권을 동결하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이 처음 적용되기도 했다.

공판이 열리는 매주 월요일마다 방청객들이 서울지법앞에 몰렸고 방청권을 얻기위해 일요일부터 장사진을 치는 바람에 커피·컵라면 등을 파는 잡상인까지 등장했다.방청권 1장이 수십만∼1백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1차공판때 발생한 고 강경대군의 아버지 강민조씨 폭행사건이후 법정소란을 막기위해 법정에 CCTV를 가동, 공판상황을 녹화 했다.<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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