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아름다운 우정 담백하게 터치최근 영화들은 무언가 색다르고 특별한 것을 보여주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화가 엄청난 양의 영상정보와 다양한 표현에 익숙해져 있는 대중들에게 호소력을 갖기 위해서는 차별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관객에게 새로운 호기심과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지나친 자극으로 피로를 느끼게도 한다.
그래서인지 「굿바이 마이 프렌드」의 무리없는 따뜻함과 편안함에 호감이 간다. 줄리아드음악원 출신이며 TV연기자 생활도 거친 32세의 피터 호튼감독은 신인답지 않은 절제된 연출력을 보여준다.
서두르지 않고 전개되는 이야기는 탄탄한 구성력을 바탕으로 영화의 분위기 속에 관객이 차분히 빠져들게 한다. 과장없이 극히 일상적인 모습으로 그려진 캐릭터들은 우리 주변의 인물들과 같아 보여 스스럼없는 애정을 갖게 한다. 또한 불필요한 기교를 배제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담는데 주력한다.
「굿바이…」는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돼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11세의 소년 덱스터(조셉 마젤로 분)와 옆집에 사는 활달한 성격의 13세 소년 에릭(브래드 랜프로 분)의 아름다운 우정을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소년 연기자들의 가식없고 건강한 연기가 영화의 격을 유지시켜 준다. 에릭은 덱스터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강가의 들풀을 끓여 먹이기도 하고, 두 소년은 뉴올리언스의 의사가 발명했다는 약을 얻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러한 사건들 속에서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어른들의 관점과 맑고 순수한 소년들의 동심이 자연스럽게 대비된다. 현실적인 이득과 안전에 따라 행동하는 어른의 모습은 선입견과 불신으로 가득찬 탐탁지 않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반면 소년들의 엉뚱한 행동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는 것은 어린 시절의 꿈과 상상의 세계가 공감과 짙은 그리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랑은 모든 사람들의 마지막 희망일 것이다. 「굿바이…」는 소년들의 제한된 시간의 만남과 영원한 이별을 통해 조건없는 사랑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귀중함을 조용히 음미하게 한다.<편장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편장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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