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애틀랜타올림픽이 오늘 막을 내린다. 준비부족과 지나친 상업주의로 올림픽정신이 그 빛을 흐린데다 테러까지 발생, 커다란 상처를 입었지만 그래도 전일정을 차질없이 마치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갖가지 문제점이 올림픽발전의 좋은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5백3명의 한국선수단은 나름대로 선전했다. 입상종목의 편중화 등 문제점도 더러 나타나긴 했고 금메달도 당초의 목표에는 미달하긴 했으나 20개를 넘는 메달을 획득했다. 그간 쏟아온 땀과 집념의 결실이다. 앞으로 이번대회를 거울삼아 스포츠의 과학화로 종목의 다양화를 기하고 스포츠맨 정신을 길러 명실공히 스포츠강국으로 거듭나는데 앞장 서야 할 것이다.
이번만큼 기대를 모았던 올림픽도 드물다. 20세기 마지막 올림픽이자 근대올림픽 1백주년 기념대회이며 올림픽사상 처음으로 1백97개 회원국 모두가 참가하는 대회란 긴 수식어에서도 이를 살펴볼 수 있다. 아쉽게도 내용은 이에 걸맞지 못했다는 평가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상업주의의 만연으로 올림픽정신이 실종된 것은 제쳐놓더라도 기본적인 준비조차 부족했다. 교통대란에 그처럼 자랑했던 첨단장비도 허울뿐이었다. 여기에 테러까지 가세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올림픽 다음 한세기의 도약점을 찾으려던 기대는 무참히 무너졌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이 이번 대회의 결론이다. 올림픽이 비대화함에 따라 국가가 아닌 한 도시가 이를 개최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자연히 상업주의가 이를 파고들어 기승을 부리게 되고 올림픽정신은 설 자리를 잃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번엔 해도 너무했다. 올림픽정신보다 돈이 전면에 나선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이같은 상업주의를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근대올림픽운동 출발 당시의 올림픽정신으로 돌아가 지난 1세기간의 발자취를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도약을 위한 전환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점점 커지고만 있는 올림픽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이것은 올림픽을 상업주의의 온상이 되게 할 뿐 아니라 선진국의 소유물로 만들고 있다. 인류화합의 대제전이란 올림픽정신을 뒤흔들고 발전을 저해하는 근본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중심으로 모든 국가가 겸허한 반성의 자세로 올림픽 다음 한세기를 준비하는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테러로 얼룩지고 상업주의에 물든 근대올림픽운동을 내일에 다시 꽃피우기 위해서는 올림픽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근본 문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것만이 올림픽을 진정한 인류화합의 종합제전으로 이끌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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