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복지」 넘어 「가족복지」로/결혼기념일 호텔무료이용권은 기본/주부 컴퓨터교육·요리강좌 등 다양/자녀 방학캠프·해외 효도관광 실시『남편만의 회사가 아니에요. 우리 가족의 회사죠』 (주)대우 남명우조사팀장의 부인 한혜란씨(31)는 남편 회사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올 3월 주말농장을 분양해준 덕분에 감자 토마토 가지 상추등을 기르며 주말을 보람있게 보내는데다 결혼기념일등에는 경주 힐튼호텔등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초등학생인 두 딸도 최근 공장견학 영화감상등의 프로그램으로 짜여진 대우여름캠프에 다녀온 뒤부터 아버지 회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한씨는 이제 대우홍보맨을 자처할 정도다.
최근 각 기업들의 사원복지제도가 넘쳐나고 있다. 특히 「사원만족경영」을 모토로 업무수행과정의 불편해소 등 사내 복지개선에 주력하던 기업들이 최근 「가사불이」를 외치며 가족까지 챙기고 있다. 결혼기념일에 무료숙식권 등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주부대학을 설립해 부인들을 회사로 불러들이거나 직원들의 부모나 자녀들에게 해외여행의 기회를 제공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사원들이 먼저 회사에 만족하지않는 한 요즘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고객만족」의 목표가 달성될 수 없다는 경영이론에 따른 변화들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올 여름 전세계 해외현지법인 및 지사에서 근무하는 주재원과 가족들을 10일간의 일정으로 국내로 불러들여 연수를 겸해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도록 했다. 장기간의 해외체류로 자칫 엷어질 수 있는 소속감을 재확인하고 귀국후에는 국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마련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올 3월 임직원 부인을 초청해 사장과의 만남, 경주유적지 견학, 레크리에이션활동등을 가졌던 (주)선경도 같은 취지로 해외주재원 가족 본국방문행사를 마련했다.
대우중공업은 좋은부모훈련 성격심리분석 생활한방 요리교실 등으로 구성된 주부대학을 운영중이다. 쌍용도 직원부부들을 대상으로 자녀교육 예절 부부간 갈등해소등 주제의 한마음연수프로그램을 7년째 실시하고 있으며, (주)쌍용 등 계열사 일부는 가족들을 위해 PC통신과 인터넷등에 관한 컴퓨터교실을 개설해 큰 인기를 얻었다. LG는 직원들의 해외여행을 지원하기위해 3년만기 해외여행적금을 4만원씩 대납해주고 있고, 임직원들이 상을 당했을 때 장례 절차를 대행해주는 「두레시스템」을 가동중이다.
가족만을 위한 제도도 증가추세다. 제일제당은 부모들에게 효도관광을 보내고 있고, 쌍용양회는 「사원자녀들에게 세계를 보여주자」는 취지로 17년이상 장기근속직원의 대학생 자녀를 선발, 10일간의 동남아여행기회를 제공했다.
공기업인 포항제철도 7, 8월중 4차례에 걸쳐 2박3일간의 어린이 철강캠프를 운영하는 한편 광양지역에서는 주부전산교육 여성대학 등을 통해 부인들과의 일체감 형성에도 힘쓰고 있다.
(주)대우 관계자는 『고객만족경영을 지향하는 만큼 1차 고객인 직원 가족을 챙기는 것은 기본』이라며 이같은 사원복지제도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정희경 기자>정희경>
◎인터뷰/(주)선경 이영권 사장실장/직원가족 회사 초청 각광
(주)선경은 올해를 「가족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의 해」로 정했다. 이에따라 올 1월부터 임직원들의 결혼기념일에는 김승정 사장이 친필로 쓴 축하카드와 꽃바구니를 부인에게 전달하고 있고 3월에는 제1회 가족초청행사를 가졌으며 4월에는 가족들을 주구독대상으로 하는 사내보를 창간했다.
사장실장인 이영권 이사는 『직원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가족들과의 일체감 형성이 관건』이라며 『임직원 가족들에게 회사전반을 알려 가정의 화목과 회사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이사는 『일련의 행사를 통해 직원부인들의 회사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 그리고 적극적인 참여에 놀랐다』며 『가족초청행사에서는 여흥보다는 회사에 대해 궁금했거나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리가 진지했다』고 일례를 소개했다. 최근 마련한 해외주재원 및 가족 방문행사도 국내외 경제동향과 회사의 경영상태, 비전등을 소개하면서 해외생활의 문제점 등을 듣는 자리가 돼 가족들은 물론 회사에도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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