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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이지 전위음악 세계/한국 청중 평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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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이지 전위음악 세계/한국 청중 평가 기다린다

입력
1996.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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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록 출간·13일 대표곡 공연20세기 후반 전위음악의 거장 존 케이지(1912∼1992)의 삶과 예술, 철학을 그가 각계 인사와 나눈 대화를 통해 소개하는 「케이지와의 대화」가 이화여대 출판부에서 나왔다(리처드 코스텔라네츠 지음, 안미자 옮김). 마침 13∼17일 하오 7시30분 문화일보홀에서 열리는 「듣기 쉬운 현대음악」 연속음악회의 첫날 프로그램에 케이지의 「4분33초」와 「유치한 모방」이 들어 있다. 케이지는 음악사에 어떤 사건을 일으킨 것일까. 이 책은 케이지를 그 자신의 말로 설명하지만 13일의 음악회는 청중을 혼란시킬지도 모른다.

케이지 자신이 꼽은 대표작 「4분33초」는 3악장으로 된 4분33초의 침묵소나타다. 피아니스트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악보에는 음표 하나 없다. 그는 농담처럼 보일까봐 걱정하면서 4년 작업 끝에 52년 이 작품을 초연했는데 청중은 황당한 나머지 화를 냈다. 30년이 지난 82년에 그는 말했다, 『그들은 아직도 화를 내고 있다』고. 96년의 한국청중은 어떨까.

통념에서 볼 때 그건 이해할 수 없는 괴상한 짓이지 음악이 아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분명한 철학이 있다. 악음이든 소음이든 모든 소리는 음악이 될 수 있으며 침묵조차 음악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침묵이란 없다. 4분33초는 우발적인 소리로 가득 차 있다. 그건 주변 소리들의 연주가 되었다. 나는 음악이 아닌 어떤 것을 하는 것이 음악이라고 보여주기를 바랐다』

그는 음악가가 아니라 철학자처럼 보인다. 그가 숭배했던 작곡가 쇤베르크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음악가가 아니라 천재적인 발명가일 뿐이야』

그는 기존관념을 뛰어넘는 혁명으로 현대음악의 지평을 넓혔다. 피아노 줄 사이에 나무 쇠붙이 고무 등 여러 이물질을 끼워 음색을 바꾼 「준비된 피아노」(Prepared Piano), 일상의 소음을 전자음향장치를 통해 음악으로 만든 것, 작곡가의 의도를 배제한 채 우연에 의해 음을 선택하는 우연성 음악등이 그의 발명품이다.

그는 「사회란 예술가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의 하나」라고 믿으므로 언제나 전위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후 작곡가로 그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이는 거의 없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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