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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2년째 조순 서울시장(한국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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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2년째 조순 서울시장(한국인터뷰)

입력
1996.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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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대책 어떻게 돼 갑니까…/“욕 먹더라도 「혼잡통행료」 꼭 시행”/공짜주차 없애고 단속도 강화해갈 것/물탱크 거치지 않는 수돗물 급수 계획/10부제는 고려안해… 자치시대 걸맞는 리더십 갖도록 노력□대담=임종건 전국부장

『욕이야 얼마든지 먹을 각오가 돼 있습니다』

취임후 거의 매일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출퇴근 해온 조순서울시장은 누구보다 서울시 교통난의 심각성을 체감하는 시민이다. 열가지를 잘하더라도 교통난을 해결하지 않으면 한일이 없다고 평가될 것임을 조시장 스스로 잘 알고 있다. 10월부터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혼잡통행료 징수제는 발등의 불이다. 그러나 「욕 먹을 각오」를 해야할 만큼 하나 하나 시책들이 집행되기까지의 전도는 험난하다. 교통대책과 씨름하느라 복더위도 잊고 있는 조시장을 만나봤다.

―안전 환경 교통 복지를 4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계신데 여기에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순서가 어떻게 됩니까.

『순위를 매기자면 첫째 안전, 둘째 교통, 셋째 환경, 넷째 복지라고 할까요.

그러나 4개의 사업은 앞뒤나 경중을 따질 것없이 상호관련적이지요』

―안전이 첫째인 것은 삼풍백화점 붕괴 기억 때문인지요.

『40년동안 서울시는 양적팽창을 추구해왔습니다. 기반시설을 만들지 않고 집부터 지었고, 100원 들여 만들것을 50원들여 만들었고, 석달걸릴 것을 한달반에 해치운 통에 불안전한 것이 많습니다. 교량과 터널 고가도로등 주요시설물에 대해 급한대로 안전점검과 보수를 해 상당히 진척됐다는 생각입니다. 재임중 큰사고 안나는 것이 첫째 목표이며, 저 자신이나 시민들이 삼풍사고의 기억을 절대 잊어버리지 않도록 할 생각입니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편사항중 으뜸은 교통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교통정책에 대한 기본인식이나 철학을 말씀해 주시지요.

『중국의 손문 선생이 의식주행이라 했듯이 교통은 의식주와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도시교통에 대한 정책이 없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구가 몰리고 자동차가 늘어가자 도로를 닦는 식이었죠. 지금도 도로를 닦고 지하철을 건설하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시민들이 자가용승용차로 출퇴근과 쇼핑등 모든 일을 하겠다고 생각하면 도로를 아무리 닦아도 소용이 없습니다』

―서울시의 교통대책을 보면 승용차를 가진 시민들을 불편하게 해서 수요관리를 하려는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됩니다만.

『정반대입니다. 편하게 해주자는 것입니다. 다만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수익자부담원칙에서 약간의 돈을 내도록 하자는 겁니다』

―버스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것은 솔선수범 차원입니까.

『그렇진 않습니다. 대중교통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약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할수 있지요. 물론 시민한테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해놓고 제가 이용하지 않으면 설득력이 없겠지요』

―임기내내 그러실 작정입니까.

『물론입니다』

―혼잡통행료 문제는 시의회서 반대하던데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차질없이 시행될 겁니다. 시의회의 조례 통과절차 때문에 10월에나 시행될 것 같습니다. 내년에 전자징수시스템을 갖춘후 시 전역에 도입하라는 주장도 있으나 이상론입니다. 시행의 성공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남산 1·3호터널에서 시험적으로 부분운영하고 성과가 있으면 확대하는게 순서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 욕을 먹어야 한다면 얼마든지 먹을 각오가 돼 있습니다』

―부제운행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 주시죠.

『여론조사에서는 부제운행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서울같은 국제적인 대도시는 그에 걸맞게 교통의식과 문화가 살아나야하는데 10부제같은 강제적인 정책을 시행하면 합리적인 다른 교통정책을 실시할 노력과 필요가 적어지고 올바른 교통문화가 정착될 수 없습니다. 부제운행은 하지 않겠습니다. 최후적인 상황에서나 검토해 볼 사안입니다』

―셋집에서 살아도 자가용은 가져야 한다는 풍조를 어떻게 보십니까.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있는 일입니다. 경제학용어를 빌리면 자가용수요의 소득탄력성이 매우 높은 것인데 한국은 특히 그렇습니다. 이는 자동차값과 휘발유값이 싼데다 공짜 주차등 자가용을 갖도록 하는 유인이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휘발유값은 수입생수값보다 더 싸다지 않습니까. 여기에 대중교통수단이 엉망이었죠. 이같은 가격체계와 대중교통수단을 정상화하면 사회도 정상화하고 교통문화도 바로 설 것으로 봅니다』

―주차문제에 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시죠.

『무엇보다 공짜주차를 없애겠습니다.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건축허가를 받고도 주차장자리에 방을 내고 공로에 주차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모든 주차장을 유료화하는 것이 목표이며 이를 위해 단속을 일원화하고 철저히 하겠습니다』

―잇단 오존주의보 발령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어느때보다 큰데요.

『환경문제는 도시경관과 공기, 물 크게 3가지로 관점에서 보아야합니다. 우선 도시는 겉보기가 아름다워야합니다. 이를 위해 공원과 녹지를 많이 조성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또 산과 건물이 조화를 이루도록 헝클어진 도시스카이라인을 바로잡도록 하겠습니다. 공기는 교통문제가 나아지면 훨씬 나아질 것입니다. 공기오염의 주범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먼지입니다.매연의 주범인 경유값을 올리면 좋겠으나 마음대로 안돼 안타깝습니다. 주행세도 도입돼야 한다고 봅니다. 먼지를 줄이기 위해 가로청소차를 도입했고 지하철진공흡입차의 도입을 추진중입니다. 끝으로 물 문제인데 서울시의 수돗물은 아주 좋습니다. 생수보다 훨씬 좋으나 시민들이 믿지 않아 걱정입니다. 가정에 물탱크를 거치지 않고 곧장 수돗물이 공급되는 직결급수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며 물탱크청소도 강화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산엘 자주 다니지만 약수를 받아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집에서 마시는 물도 수돗물 뿐 입니다』

―어느 인터뷰에서 「아래를 장악하지도 않고 위로부터 장악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던데 진의가 무엇인지요.

『장악한다는 말은 무리가 있더라도 뜻을 관철시킨다는 얘기로 60·70년대에서 가능했지만 자치시대에서는 없어져야 할 구습이지요. 장악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독재지만 이제는 장악하기 보다 자치시대에 걸맞는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자치원칙은 국가목적에 배치가 안된 범위내에서 중앙정부는 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양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서울시도 시정원칙에 위반안된 범위내에서 자치구에 업무를 가능한한 이양할 생각입니다』

―최근 강원과 경기북부의 수해가 났을때 서울에서도 물난리가 나지 않을까 우려했습니다. 서울시의 수방대책은 안심할 수준인가요.

『지난번 수해때 서울에도 3백㎜의 비가 왔었습니다. 그 정도는 견딜수 있을 만큼 됐습니다. 90년 대수해로 빗물펌프장을 비롯, 서울시에서 투자를 많이 한게 큰 도움이 됐지요. 또 재개발사업으로 달동네가 줄어들면서 수해요인이 준 것도 한 요인입니다. 앞으로 또 태풍이 오면 어떻게 될줄 몰라 다시 한번 점검토록 했습니다』

―오랜시간 좋은 말씀 잘들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안전한 서울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정리=임종명 기자>

▧조순 시장 약력

▲28년 강원 강릉생

▲경기중, 서울 상대

▲51∼57년 육사 교수

▲미 버클리대 경제학박사

▲68∼88년 서울대 경제 학과교수

▲88∼90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92∼93년 한국은행 총재

▲94년 이화여대 석좌교수

▲95년 7월∼현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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