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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GNP 1만불」 자체가 거품”(거품경제:5·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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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GNP 1만불」 자체가 거품”(거품경제:5·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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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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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용구조 「악순환고리」 끊어야/공무원 충원 억제 등 정부 앞장을/기업선 고품질 생산·국민은 절약습관부터「개혁이 미래를 연다」 일본정부가 얼마전 발표한 96년도 경제백서의 제목이다. 현재와 같은 경제구조로는 일본경제가 다시 어려움에 빠질 위험이 커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개혁은 물론 거품 제거다. 거품의 피해를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80년대 후반기부터 시작된 헤이세이(평성)호황은 전후 최고라는 평가를 받으며 끝없이 번영을 구가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실제이상으로 부풀어 올랐던 거품이 터지면서 하루아침에 전후 최악이라는 헤이세이불황으로 바뀌었다. 문을 닫는 기업들이 속출했고 땅값은 곤두박질쳤으며 부동산을 담보로 잡았던 은행등 금융기관들은 곤경에 빠지게 됐다. 그 결과 일본경제는 92년부터 3년간 0%의 성장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놀랄정도의 예외적인 저성장』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래서 개혁(거품제거)을 들고 나왔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이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있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임금 금리 산업용지가격 등이 모두 경쟁국에 비해 높을뿐 아니라 사회간접자본 부족으로 물류 비용도 많이 든다.

이러한 고비용 구조가 왜 생겼는지를 따져보면 바로 거품 때문이다. 모두 실제 실력이상으로 이루어지거나 과대평가되는 거품으로 둘러싸여 있다. 거품은 내용이 없고 반드시 터지며 남는 것이 상처와 후유증뿐이다. 따라서 현재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경제정책은 이같은 거품을 제거하는 것이다.

얼마전 나웅배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배당도 못하거나 이익도 못내는 기업이 어떻게 두자릿수의 임금인상을 할 수가 있느냐. 그러고도 어떻게 경쟁력을 갖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생산성 향상을 초과하는 임금상승의 문제점(거품)을 지적한 것이다. 금리 지가도 마찬가지다.

비용이 많이 드니 물가가 오르고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경쟁력이 낮으니 고비용구조는 더욱 심화하고 이같은 악순환이 되풀이되면 경제는 가라앉게 마련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는 것이 거품제거다.

2일 열렸던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나부총리는 『경상수지 악화의 주요 원인인 수입수요를 예전처럼 정부가 나서서 줄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재경원 고위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는 3시간이나 계속돼 최장시간 기록을 세웠지만 과소비를 줄이고 거품을 제거하는 것이 묘약이라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 했을 뿐 뚜렷한 대책은 마련하지 못했다. 이는 정부뿐 아니라 모두의 몫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나온 것이 총체적인 노력방안이다. 정부는 공무원 보수와 충원을 최대한 억제하고 기업은 접대비를 줄이며 국민들은 합리적인 소비를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노력이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최근 97년부터 5년간 국가공무원을 5%(4만2천7백명) 감축키로 결정했다. 일본은 이미 68년부터 국가공무원 감축을 꾸준히 추진해 67년말 현재 89만8천여명이던 국가공무원수가 올해 85만4천여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동안 예산은 20배 가량이 증가한 반면 공무원수는 오히려 4만4천여명이 감소했다. 그만큼 공무원 1인당 생산성은 높아졌다. 더욱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5년간 5% 감축을 결정했다. 정부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캠페인 정도로 끝난다는 사실을 정부와 여당 스스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1인당 국민소득(GNP) 1만달러 시대에 이 정도의 소비수준은 괜찮은 것이 아니냐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구석모한국경제연구원 상임고문은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자체가 거품이다. 삼풍백화점사고 성수대교사고 대구지하철가스폭발사고 등을 보면 무너지면 다시 짓는다는 식인데 그 자체가 GNP를 올리고 있다. 그만큼 거품이 많다는 것이다』라고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소비를 줄이자는 것도 곤란하다. 구상임고문은 『소비수준 자체가 높아지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문제는 국내업체들이 이를 만족시켜주는 질좋은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거품제거를 위해서는 정부 기업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 지를 보여주고 있다.<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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