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국 연변은 안전한 곳인가/소설가 김하기씨 실종 계기 촉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국 연변은 안전한 곳인가/소설가 김하기씨 실종 계기 촉각

입력
1996.08.05 00:00
0 0

◎한국인 연 40만 방문… 피살 등 잇달아/북 연계 첩보활동 「조교」 상당수 암약소설가 김하기씨(본명·김영·38) 실종사건을 계기로 중국 연변(옌볜)의 치안상태가 새삼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연변은 백두산 방문객을 중심으로 연간 40만명의 우리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이들 중 70%가 여름 성수기에 몰린다. 휴가중에 백두산을 등정하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씨도 백두산을 등정한 뒤 실종됐다.

지난 한해동안 중국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련 사건·사고는 주중대사관에 신고된 것만 피살·실종·강도·강간 등 2백여건에 이른다. 신고되지 않는 경우까지 합하면 물론 더욱 많다.

연변지역에서 7∼8월중 발생하는 외국인 관련 사건·사고 가운데 한국인이 끼인 경우가 절반이 넘어 이 기간에는 중국공안당국이 한국인을 위해 비상근무를 해야하는 실정이다.

연변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점에서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연변의 수도 연길(옌지)에서 자동차로 한두시간만 가면 북한과의 국경이다.

하지만 연변의 접경지대 주민들은 「국경」에 대한 개념을 별로 갖고 있지 않다. 국경수비대가 있긴 하나 아주 허술하다. 양국간 「물밑 거래」가 많아 웬만한 왕래는 「양해사항」이다. 식량난에 쪼들리는 북한주민들은 수시로 국경을 넘어와 물물교환등을 통해 식량을 얻어 돌아간다.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 수는 93년 19만여명에서 94년 34만여명으로 79.2%가 늘었고 지난해에는 53만여명으로 전년에 비해 55.6%가 증가하는 등 급증 추세다. 이는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수에서 일본인에 이어 2위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40%가 많은 74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연변등지에서는 피살과 실종사건등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이 신경을 쓴다고는 하나 중국 입장에서 보면 월북이나 납북사건은 「조선족끼리의 내부 문제」에 불과하다. 지난해 7월 안승운목사 납북사건 뒤 우리측이 중국정부에 항의하고 방문객들의 신변안전대책을 촉구했지만 별무 효과다.

연변에는 노동이나 단순사무직에 종사하면서 북한을 위해 첩보활동을 하는 조교(조선교포)들이 상당수 있다. 이들은 직간접적으로 북한과 연계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우리쪽 방문객들로부터 흘러나오는 정보를 수집해 북한에 보고 하기도 하고 직접 촉수를 뻗기도 한다. 연길에는 간판을 버젓이 내걸고 사무실을 운영하는 북한무역상과 조교들의 합작기업도 꽤 있다. 안목사 납치사건을 일으킨 「남한인 납치조」는 무역회사 직원으로 위장, 연길시에 파견 나와 있던 사람들이었다.

개방·개혁정책 이후 중국의 치안상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으며 특히 관광지에서 그러하다. 연변에서 우리방문객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대책이 요구되는 것은 이곳이 관광지라는 점 외에도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특수성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연변지역에 조선족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해서 이곳을 한국땅의 일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면서 『연변은 어디까지나 중국땅이며 특히 남한보다는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란 점을 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홍희곤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