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군이 버린 소총 등 범죄단체 팔아넘겨러시아에서는 최근, 1941년 6월 독일군의 전격적인 공격을 받아 당시 소련군이 패주하면서 버린 무기들을 찾는 사냥꾼들이 늘고 있다. 초르느미(지하의 사람들)로 불리는 무기사냥꾼들은 전쟁이 치열했던 볼고그라드(구스탈린시)와 스몰렌스크, 크르스크, 툴라지역에서 자동소총이나 권총등 개인 화기들을 은밀히 발굴, 범죄단체 등에 팔아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적게는 몇사람, 많게는 수십명씩 무리를 지어 날씨가 좋은 5월부터 10월까지 주로 야영하며 무기수색에 나선다. 폭설과 추위로 작업이 불가능한 겨울철은 찾아낸 무기들을 정성껏 수리해 범죄단체에 넘기거나 다음해 작업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활용한다.
작업기간은 짧으면 10일, 길면 몇개월이 걸릴 때도 있다. 구소련의 제4군이 패퇴한 스몰렌스크지역에서 작업중인 한 무기사냥꾼은 『눈이 녹기 시작하면 전쟁터로 나서는 병사의 마음으로 돌아간다. 한달여에 걸쳐 발굴대상 지역의 지도와 정확한 무기 매장장소를 알려줄 증언자들을 찾아내고 탐사에 필요한 지뢰탐지기나 금속탐지기 등 장비를 간추린다』고 밝혔다. 준비가 끝나면 무기사냥꾼들은 야영에 필요한 취사도구와 식량, 물등을 차량에 싣고 50년 이상 방치된 과거 전쟁터인 밀림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막상 발굴작업이 시작되면 상당한 위험도 따른다. 작업하다 지뢰가 터지는 바람에 부상을 입는가 하면 대부분의 지역이 수십년간 인적이 끊어져 있던 곳이어서 무섭기도 하고 길을 잃어 버릴 때도 많다.
이들이 찾아내는 무기는 구식 「막심」기관단총과 자동소총, 권총등 주로 개인화기들이다. 완전히 부패된 해골과 함께 가죽 케이스에 든 권총을 찾아낼 때가 이들에게 가장 큰 기쁨이다. 이 권총은 곧바로 사격이 가능할 만큼 상태가 양호하기 때문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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