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마진율… 외제선호·과소비 “중증”『수입원가의 5배 가량을 받아도 없어서 못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발표한 「주요 수입상품 유통마진실태 조사 결과」의 결론이다. 이 조사는 지나친 외제브랜드 선호경향과 과소비풍조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고 넓게 퍼져있는가를 보여 주고 있다.
리바이스(미국) 말보로클래식(이탈리아)등 외국산 청바지들은 수입원가의 5배 가까운 높은 가격으로, 아이보리(캐나다) 도브(독일)등 외국산 화장비누는 4배 이상의 가격으로 국내에서 팔리고 있다. 베이비게스(미국) 베베(중국 일본) 오시코시(미국)등 아동복도 국내 판매가격이 수입원가의 4배를 넘는다.
이번 조사대상인 24개 품목의 수입상품 평균 유통마진율은 209%로 평균 3배 이상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외제 브랜드라면 가격과는 관계없이 무조건 달려들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평균 유통마진율은 국산품(40.4%)의 5.2배 수준이며 특히 화장비누는 12.8배나 됐으며 냉장고 세탁기 등은 10배에 달했다. 미티등 국산 화장비누와 아이보리 등 외국산 화장비누를 함께 팔 경우 외국산을 판매하는 것이 10배 이상 이익을 올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수입상품의 터무니 없는 가격은 결국 물가안정을 위협해 국민경제에 큰 해악을 주게 된다. 정부가 아무리 물가를 잡으려고 범부처적으로 노력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개방을 해서 외국 물품이 많이 들어오면 물가는 떨어지는 것이 원칙이다. 값 싼 공산품이나 농산품등은 그 자체로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비싸고 질이 좋은 물품의 수입은 관련 국내업체의 노력을 불러일으키면서 서로 경쟁을 유도해 결국 가격은 떨어지고 품질은 좋아지게 돼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처럼 수입업자나 중간유통업자만이 엄청난 폭리를 취하면서 과소비풍조 심화를 조장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유통구조가 낙후된데다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도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자들은 소비자들의 지나친 외제브랜드 선호현상과 과소비분위기에 편승, 외제브랜드 제품이 마치 품질이 우수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교묘히 퍼트리면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이다.
수입상품의 유통형태는 크게 4종류가 있으며 그중 2단계형(수입업체→소매상→소비자)이 가장 보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 화장품 자동차등은 대부분 수입업체가 백화점 등에 자체매장을 설치해 직판하고 있는등 조사대상 84개 제품중 41개가 여기에 속했다. 3단계형(수입업체→도매상→소매상)은 화장비누 아동복 등 11개 제품, 2+3단계형은 스키 냉장고 등 19개 제품, 4단계형(수입업체→총판→도매상→소매상)은 청소기 등 2개 제품이었다. 이상하게도 유통단계가 많든 적든간에 유통마진율은 별차이가 없이 높기만 했다.<이상호 기자>이상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