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교육 체험” 불구 일부 호화판·위화감 우려/서울 강남 절반넘어 학교 공동화도교사들이 방학을 맞아 대거 해외 여행을 떠나고 있어 학교가 텅 비었다. 전국의 초·중등 교원 34만여명 중 이번 여름에 해외 방문을 나선 교사는 대략 5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초·중등 교사의 해외여행은 교육의 세계화 추세에 교육부나 교원단체의 지원을 받은 해외연수 및 개인 여행 등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들의 해외여행 열기는 교직사회에까지 과소비를 조장하고 특히 특정지역 학교에 편중돼 있어 학교간, 교사간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눈총도 있다.
3일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초등교사중 3분의1 이상인 1만여명이 해외방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 서초구 등 8학군 지역의 학교는 대체로 절반 이상의 교사들이 해외로 떠나 타학군 학교와는 달리 뚜렷한 교내 공동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강남구 K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교사의 60% 정도가 해외로 나갔다. 이 일대 H, C, S, 다른 S, E, N 초등학교들 역시 3학년 이상 전체교사 중 45∼50% 가량이 1주일 이상의 일정으로 해외방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영어과목이 정규 교과과정이 됨에 따라 3학년 이상 담당교사들이 많이 해외여행을 가고 있다.
교사들의 해외방문은 세계화 추세에 맞춰 견문을 넓히고 외국어를 습득하며 선진교육현장을 체험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교사 수준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호화판이거나 소비지향적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또 여행 일정도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관광일색으로 꾸민 교사들이 많아 교육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서울 강남구 K초등학교의 한 교사는 『일부 지역 교사들의 지나친 해외관광 열기로 교직 사회에서 위화감이 조성되는 등 건전한 교육 현장 분위기가 흐려지고 있다』며 『주변에서 교사들의 해외여행 경비에 대한 눈총이 따갑다』고 말했다.<장학만·유병률 기자>장학만·유병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