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권투 함께 “필승” 자신감/핸드볼사기높아 대회 3연패 확신/권투「꾀돌이」 이승배 자존심 승부/마라톤이봉주 “이번만은 실수 없다”「라스트(LAST) 3」
금요일의 신화는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믿었던 레슬링과 남자양궁이 금메달 추가에 실패, 한국은 수정목표인 「금 10, 종합 10위」도 어렵게 됐다. 금소식을 기대하고 밤을 새운 국민들은 모두 실망했다.
그러나 아직 올림픽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한국은 폐막을 앞둔 4일과 5일(한국시간)에 마지막 3개종목에서 금에 도전한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여자핸드볼과 복싱 라이트 헤비급결승, 마라톤이 그것이다. 이들 3종목에서 금메달을 모두 딴다면 현재 금 7개의 한국은 금 10개를 채우게 된다. 가능성은 있다.
여자핸드볼은 덴마크와의 최근 역대전적서 2승1무1패로 우위를 보였다. 헝가리와의 준결승전에서 무려 14점차의 대승을 거둬 사기도 높다. 복싱라이트헤비급서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오른 이승배(25·용인시청)는 「컴퓨터 채점」에 가장 적합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마라톤에 나서는 이봉주(25) 김완기(28) 김이용(22) 3총사는 「제2의 황영조」가 되기 위해 그간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모른다.
▷마라톤◁
한국 남자마라톤의 2연패는 달성될 것인가.
이봉주 김완기 김이용은 막바지 점검을 끝내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결전의 시간(한국시간 4일 하오 8시)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중 기대를 걸어볼 만한 선수는 이봉주 뿐이다. 김완기는 왼쪽발목에 이상을 일으켜 풀코스 완주가 힘들고 김이용도 지난 6월 발바닥 통증으로 훈련에 차질을 빚어 순위보다는 완주에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봉주는 더위에 강한 체질을 증명이라도 하듯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2시간9분대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의욕을 보이며 선수촌서 정봉수감독과 마지막으로 코스를 점검하고 레이스때 마실 음료수의 맛도 봤다.
이봉주는 두달간의 미국전지훈련과 식이요법을 성공리에 마쳤다. 최고기록이 2시간8분26초로 1백24명의 참가선수중 랭킹 7위이지만 96년 성적으로는 마틴 피스(스페인·2시간8분25초)에 이어 2위이다. 이봉주 역시 『상대는 마틴 피스뿐이다. 피스와는 지금까지 세번 맞붙어 1승2패다. 하지만 두번의 패배는 작전미스와 컨디션 난조의 결과이다』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고 있다.
정봉수 감독도 『이봉주의 컨디션은 더할 나위없이 좋다. 메달색깔은 레이스 당시 조건에 크게 좌우돼 순위를 정확히 예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봉주를 믿고 지켜보라는 말은 자신있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봉수 감독이 이처럼 자신감을 보인 것은 92바르셀로나올림픽때와 지금뿐이다. 정봉수 감독은 당시 장담대로 황영조를 우승시켰다.
이봉주는 친구인 황영조에게도 『마라톤 금메달을 대신 가져다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1일 침대앞에 다음과 같은 말을 써 붙였다. 「28㎞서 속도를 내 피스를 제친 뒤 39㎞선 모든 힘을 쏟아내겠다」고.
▷권투◁
복싱 라이트헤비급 결승에 오른 이승배가 우승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당초 이 체급의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미국의 안토니오 타버가 탈락해 이승배의 금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92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이승배의 결승상대는 올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맞붙었던 카자흐스탄의 바실리 지로프. 당시 이승배는 판정으로 패했음에도 이번에 복싱인들이 그의 승리를 장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승배가 「컴퓨터 채점」에 가장 적합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복서로서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평가일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약은 경기」를 하는게 이승배의 가장 큰 장점이다. 판정시비를 피하기 위해 도입된 컴퓨터채점은 이승배처럼 점수와 연결되는 확실한 펀치를 날리는 선수에게 유리한 반면 속사포 복서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컴퓨터채점은 링사이드에 앉은 5명의 채점관중에서 3명 이상이 정확한 펀치를 날렸다고 판단, 컴퓨터와 연결된 버저를 누를 경우 점수가 되는 방식. 따라서 펀치의 강도와는 관계없이 이승배처럼 정확한 펀치를 날리는 선수가 유리하다.
또 왼손잡이인 이승배로서는 수비에서 훨씬 유리해 기습적인 연타로 착실히 포인트를 쌓고 밀고 들어오는 지로프를 오른손으로 정확하게 견제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게 김성은 감독의 판단. 경기 복지중 1년때인 84년 신준섭의 LA올림픽 금메달에 자극받아 글러브를 낀 그는 입문할 때 올림픽금메달을 지상목표로 정했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출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각오가 더욱 매서울 수 밖에 없다.
또 94히로시마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을 석권하며 한국아마복싱의 마지막 보루로 활약해 온 그의 이번 일전은 88올림픽 이후 침체기를 걷고 있는 한국아마복싱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애틀랜타=올림픽취재단>애틀랜타=올림픽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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