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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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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0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발족하는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초대 재판관에 우리나라의 박춘호 전 고대 교수가 선출된 것은 우리 외교계의 경사라 할 만하다. 박교수 외에도 유엔비상임이사국 피선을 전후한 최근 1∼2년 사이 주요 국제기구에 우리나라 인사들의 진출이 부쩍 활발한 모습을 보여왔다. ◆작년에 새로 생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차장에 김철수 전 상공장관이 뽑힌 것이 그 신호였다. 이어 지난 4월 한승주 전 외무장관이 키프로스담당 유엔사무총장특별대표로 임명되고, 박쌍룡 전 외무차관이 유엔인권위원회 산하 인권소위 위원에 선출됐다. 그리고 이번에 박교수가 중국을 제치고 일본 인도와 함께 당당히 당선된 것이다. ◆유엔 해양법협약에는 유엔가입 1백85개국 중 현재 1백50개국이 서명하고 1백2개국이 비준절차를 마쳤다. 미국 영국 러시아 등은 비준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어서 이날 투표에는 참가하지 못하고 비회원 자격으로 참관했다. 투표는 당사국 1백2개국 중 1백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됐다. ◆재판관 정원 21명 중 아시아그룹에서는 5명을 뽑는데 한국 일본 중국 인도 필리핀 스리랑카 레바논 키프로스를 대표하는 후보 8명이 접전을 벌인 끝에 1차투표에서 박교수는 3분의2를 넘는 69개국 지지를 얻어 선출됐다. 반면에 중국 북경대의 조리해교수는 기대했던 제3세계국의 지지를 못얻어 탈락하는 이변을 보였다. ◆유엔해양법협약에 의한 배타적 경제수역(EEZ) 선포로 오는 8일부터 일본과의 어업협상이 서울에서 열리고 26일부터는 북경에서 중국과의 실무협상이 벌어진다. 협상결과가 여의치 못해 한·중·일 간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해양법재판소까지 가게 되는 일이 생길지 모른다. 박교수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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