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환상콤비 “금빛 포옹”/「한호흡」 1년만에 챔피언/김동문훌륭한 체격·경기감각 손목힘 탁월/길영아국제대회 금 29개 “화려한 은퇴무대”【애틀랜타=올림픽특별취재단】 경기가 끝남과 동시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꼭 껴안았다.
국제대회에 관한한 산전수전 다 겪은 이들이건만 올림픽 우승의 이 순간만은 참을 수 없었는지 껴안고 또 껴안았다. 그러나 환한 조명아래서 「동방예의지국」의 남녀가 나눈 포옹은 전세계인의 가슴에 또다른 한편의 감동으로 다가갔다.
혼합복식 김동문(21·원광대)―길영아(26·삼성전기)조. 이들은 경기후 『우리는 후배입장이다 보니 정신적으로 편안했는데 박주봉 선배는 부담을 많이 가진 것 같아요』라며 선배를 이긴데 대한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올림픽서 한국선수중 가장먼저 금과 은을 목에 건 길영아는 한국배드민턴사상 가장 화려한 전적을 갖고 있으면서도 종합대회와는 지독하게 인연이 없었던 스타.
지금까지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국제 특급대회서 길영아가 획득한 금메달은 모두 29개. 단체전서 2개, 혼합복식서 7개이며 여자복식서는 무려 20개를 따냈다. 여자복식서는 선배 정소영과 11차례, 후배 장혜옥과 9차례 정상을 밟았다.
하지만 94년아시안게임때 당시 천하무적인 정소영―길영아라는 이름으로도 2진인 심은정―장혜옥에 패하자 심한 허탈감에 빠져 은퇴를 고려하기도 했다.
길은 전위에서 별 특징없이 경기를 펼치는 것같고 스매싱도 날카로워 보이지 않지만 상대가 도저히 받을 수 없게끔 쳐내는 복식의 명수.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서 물러나 소속팀을 위해 뛴 뒤 좋은 남자만나면 결혼하는 게 목표인 애교만점의 부산아가씨다.
김동문은 배드민턴 한국대표선수중 가장 손목힘이 좋은 선수다. 이 장점을 이용, 결승전에서 톡톡히 효과를 봤다.
김동문은 배드민턴 명문 전주농고 3학년때 박주봉―김문수조를 이을 후계자로 선택될 만큼 훌륭한 체격(182㎝, 75㎏)조건과 감각을 갖췄다. 이후 한체대와 원광대의 스카우트싸움에 휘말리긴 했으나 원광대로 진로를 택했다. 하태권에 이어 유용성을 짝으로 맞아들여 남자복식 1진조를 형성, 96 올림픽 4강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남복에선 1회전서 탈락한 반면 혼합복식서 대어를 낚았다.
김동문의 손목힘은 상대 강스매싱을 곧장 똑같은 스피드로 리턴 할 만큼 뛰어나다. 혼합복식은 물론 남자복식서도 98아시안게임, 2000년 올림픽때 한국을 빛낼 금메달 후보다.
김동문과 5년 연상인 길영아는 지난해 3월 처음 짝으로 출전한 스웨덴오픈과 6월 아시아컵에서 각각 준우승,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이어 아시아 최고 권위의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우승해 일약 올림픽 메달기대주로 떠올랐던 영호남 커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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