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장비·구호품 편중에 항의 빗발/일부 하천수 등 사용 위생상 문제점/피부병환자 등 속출·치료약도 부족경기·강원지역 수해지역에 전국 각지에서 각계의 온정이 밀려들고 있지만 지원물품이나 장비 인력 등이 편중되거나 부족해 수해주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경기 일부지역의 경우 침수된 취수장 복구가 늦어져 식수난이 계속되고 있고 대부분의 지역이 산더미같이 쌓인 쓰레기로 악취와 해충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각지에서 들어오는 구호품을 이재민들에 배분해야 할 공무원들이 구호품 현황과 이재민들의 애로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주민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식수난◁
경기도 수해지역 8개 취수장 가운데 동두천 등 6개 취수장의 복구가 끝났으나 포천군 운산취수장과 영북취수장은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 또 문산읍 9천여세대가 아직까지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해 식수와 생활용수난을 겪고 있다. 연천군의 경우 신서(1천3백톤) 연천(1천6백톤) 전곡(1만톤) 군남(6백톤)등 4개 취수장에서 하루 1만3천5백톤을 공급받고 있으나 수해가 나기전에도 5만4천명의 군민이 사용하기에는 빠듯한 양이었다. 따라서 4일간의 긴급복구작업으로 1일 수돗물 공급이 재개됐지만 급한 생활용수 공급만을 감당할 수 있을 뿐이다. 진흙탕에 빠졌던 가재도구와 집안을 청소하려면 3만여톤의 물이 필요하지만 시설을 모두 가동해도 크게 부족하다.
경기도는 상수도가 복구되지 않았거나 부족한 지역에 급수차 1백48대와 대형물통 등을 지원, 하루 3천7백여톤의 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일부지역에는 음료업체들의 도움으로 생수를 제공하고 있다. 약수 하천수등을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곳도 상당수여서 위생상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도 재해대책본부는 아직 복구되지 않은 취수장을 이르면 2∼3일께, 늦어도 10일까지는 정상 가동시켜 식수난을 완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생필품 부족◁
적십자사와 각계의 지원으로 쌀·라면·김치 등 기본 식료품은 비교적 넉넉하지만 취사도구와 연료, 세제 등은 절대 부족하다. 또 속옷 등 의류와 소금 치약 칫솔 비누 수건 등 위생도구도 모자라기는 마찬가지다. 진흙투성이가 된 가재도구와 건물내외부를 청소하기 위한 세제, 고무장갑 등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재고수량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공무원들은 어디에 얼마를 보내야 할지 몰라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수해지역 주민들은 각계의 지원에 고마워하면서도 재해대책본부 등 관계기관이 지원자들과 협의해 부족한 물품을 지원해주길 바라고 있다.
▷쓰레기·방역 비상◁
물이 빠진 수해지역은 마치 거대한 쓰레기매립장처럼 변했다. 거리가 온통 쓰레기더미로 뒤덮였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경기 연천·파주지역에서 수해로 인해 발생한 가구 및 생활쓰레기 양은 1만6천5백여톤으로 가구당 1톤(연천)∼5.5톤(파주)에 달한다.
게다가 폭우가 그친후 폭염이 겹쳐 수해지역은 쓰레기 악취와 오염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재해대책본부는 파주 연천지역의 기존 청소차량 61대에다 1일부터 1백30대의 차량과 2백60명의 인력을 추가 지원, 쓰레기 처리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 전체 발생쓰레기의 20%수준 밖에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쓰레기와 수질 오염으로 인한 피부병·결막염 환자가 속출하고 있어 주민들과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일 현재 피부병과 결막염, 소화기질환 등을 앓고 있는 수해지역 이재민수는 5천5백여명에 이른다. 연천군 백학면에서 진료활동을 벌이고 있는 강동성심병원 김형직 박사(40)는 『2백여명의 진료환자중 절반이상이 피부병을 호소하고 있다』며 『오염된 물속에서 젖은 옷을 입고 복구작업을 하다 피부에 발진이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의료지원반을 투입, 1일까지 연천·파주지역 수재민과 복구작업에 동원된 군인 등 2만3천여명에게 장티푸스 파상풍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그러나 의료지원반도 치료약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개 읍면마다 5∼6명으로 구성된 의료팀이 배치돼 있지만 반창고 붕대 소독약이 절대 부족하다.
▷복구장비 부족◁
수해지역 복구작업에는 덤프트럭과 포클레인 등 장비 7백45대가 동원돼 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포클레인은 필요장비의 2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장비가 주요 도로와 건물 등의 복구에만 집중돼 토사로 메워진 농경지등의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재해대책본부 상황실의 지휘체계 혼란으로 장비가 제대로 배치되지 않거나 편중 배치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연천 공설운동장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몰고 온 트럭과 포클레인 등 장비 10여대가 가동되지 않고 놀고 있을 정도다.<연천·문산=이연웅·김관명·조철환 기자>연천·문산=이연웅·김관명·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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