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 실태·바른언론 노력 함께 담아방송인으로 경륜을 쌓고 있는 변상욱씨의 에세이집 「언론 가면 벗기기」(동이간)는 요즘 언론상황을 정말로 시원하게 벗겨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뽑은 작은 제목들만 읽어봐도 올여름 이 무더위를 서늘하게 해줄 만큼 「재미」를 부추겨 준다. 즉 「한국언론 반란미화찬양죄」 「한국언론은 YS의 오빠부대」 「죽느냐 사느냐―신문의 생존경쟁」 「국민잡는 여론조사」 「망신스런 오보」 「뉴스의 연출과 조작」 「돈은 펜보다 힘이 세다」 「언론은 거울이 아니다」등등. 그러므로 이 책은 한 마디로 우리같은 독자들이 무슨 생각으로 신문을 들추고 무슨 기준을 가지고 방송을 보아야 할 것인가를 가르쳐 주는 길잡이가 되고 있다.
저자가 책의 머리에 적고 있는 것처럼 언론은 벽돌과 같아서 잘 쌓으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될 수도 있지만 잘못 쌓으면 사람사이를 가로막는 높은 벽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우리는 무릎을 치지 않을 수가 없다. 「벽이 되어 버린 언론」에 끼여서 오늘도 우리는 잘못 듣고, 거짓을 읽으며, 엉뚱한 곳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방송생활을 통하여 경험한 갖가지 세태를 꾸밈없이 솔직하게 밝히면서 왜곡 조작된 보도, 편파적으로 매도하는 기사, 권력의 힘에 의하여 자가당착에 빠져 온 한국언론의 현주소를 밝혀주고 있다. 가령 인터넷을 둘러싼 신문간의 피나는 경쟁과 싸움의 현장이나, 소위 「성혜림씨 북한탈출」에 관련한 보도는 우리 언론이 얼마나 자사만을 위한 이익추구의 집단이며, 추측과 과장과 나아가 허위보도에 익숙해 있나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저자가 비유하고 있는 「신문―현대판 봉이김선달」, 「신문의 사설―사설, 사설, 사설」, 「언론의 떼거리즘」등에서 우리는 속아 넘어갔던 사실들에 비분강개하지 않을 수 없고 열성독자일수록 얼마나 바보인가라고 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 책을 덮으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저자가 책의 거의 절반에서 진실하게 밝혀주고 있는 언론 바로세우기의 노력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용기와 예지가 번뜩이는 젊은 언론인이 있다는 뿌듯함 속에 내일의 희망을 내다볼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을 꿰뚫어 바로 보고 싶은 사람들은 시간을 내어 이 책을 읽을 때 비로소 언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지혜도 얻게 될 것이다.<이재정 성공회대 총장>이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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