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군 대부분 「제한경선」 전망/“최종주자 2∼4명” 예상속 김심·대세·집념 변수최근 신한국당의 대권후보군에 거론되는 한 중진의원은 참모들에게 『당헌, 당규에 나오는 대통령후보선출 조항을 정리해달라』고 지시했다. 참모들은 곧바로 「대통령후보선출 절차」라는 문건을 작성, 보고했다.
이 중진의원은 참모들의 보고서를 대충 훑어본뒤 서랍에서 「경선 시나리오 및 전당대회 대의원의 명단, 성향」이라는 대외비 문서를 꺼내 꼼꼼히 읽었다. 「경선시나리오」라는 대외비 문서는 공식 참모진이 아닌 사적 채널을 통해 마련된 것이었다.
이 문서는 다른 대권후보들을 끝까지 경선에 남을 인물, 킹 메이커로 돌아설 인물, 그다지 변수가 되지않는 인물로 분류해놓고 있었다. 이와함께 2인 경선구도, 3인 구도, 4인 구도가 형성될 경우, 예상후보들을 예시하고 있었으며 경선없이 대권후보가 결정될 가능성도 지적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문서의 한 대목에는 전당대회 대의원중 우호그룹의 숫자, 앞으로 자파로 끌어들일 수 있는 대상자들이 대강 정리돼 있었다.
이런 유형의 보고서는 여권의 대권후보들에게는 일종의 필독서로 통한다. 거의 모든 대권후보들이 경선구도, 당내 세력분포를 정리한 문건들을 접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기할 사항은 대다수 보고서가 경선구도를 제한경선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헌·당규는 자유경선을 규정하고 있지만 여권의 권력 속성상 대세나 인위적인 힘에 의해 일부 후보들은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권후보들도 원론적으로는 자유경선을 찬성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제한경선이 불가피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제한경선이 유력하다면 관심사는 누가 경선의 최종주자로 남을 것인가이다. 대체적인 전망은 당안팎에서 거론되는 8∼9명의 후보군중 경선후보는 2∼4명으로 압축되리라는 것이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의 의중이 보다 분명히 표출되면, 경선주자는 3인을 넘지 않을 것이며 이른바 「김심」이 대세와 맞물리면 아예 한명으로 단일화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현재 차기대권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는 당내인사는 외부영입파중 이회창 박찬종 상임고문, 당내파중 최형우 이한동 김덕룡 의원이다. 이홍구 대표 이수성 총리 이인제 경기지사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김대통령의 낙점없이 저돌적으로 도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환 의원은 나름대로 당내기반을 갖고 있지만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후보군이 연대나 견제, 탈락 등을 통해 어떤 조합을 보일지 구체적으로 예측하기는 쉽지않다. 다만 이홍구 대표 이회창 고문등 영입인사가 대세를 형성해가면 당내파중 1∼2명이 도전하고, 당내인사가 「김심」을 얻게되면 또다른 당내인사와 외부영입인사가 경선에 나설 것이라는 추론을 할 수 있다. 또한 야권후보가 어떻게 정리되고 세대교체, 국제화, 화합, 지역할거타파, 당선가능성 등의 기준중 어느 것이 부각되느냐에 따라 경선구도는 달라지게된다.
이에비해 야권의 경선구도는 비교적 명료하다. 자민련은 김종필총재외에는 대안이 별로 없고 국민회의는 김대중총재의 공고한 아성에 김상현의원이 도전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야권의 경우 당내경선구도 보다는 오히려 DJ와 JP의 연대여부, 제3의 대안모색 등이 변수라고 할 수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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