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의 드림팀?/유석근 체육부장(메아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의 드림팀?/유석근 체육부장(메아리)

입력
1996.08.01 00:00
0 0

올림픽에서는 한편의 영화로 엮어도 성공할 만한 감동 드라마들이 쏟아진다.특히 간질병환자라는 이유로 자동차면허증을 뺏긴후 사이클을 배워 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한 마리온 크레그네트(프랑스)의 역정, 화마로 뱃속의 아기까지 잃은후 21번의 수술끝에 일어나 여자육상 8백m 은메달을 딴 아나 퀴롯(쿠바)의 재기는 애틀랜타 올림픽이 만들어낸 찡한 휴먼스토리이다.

이렇듯 감동적인 사연을 가진 메달리스트는 콩나물장수의 아들로서 가난을 딛고 64도쿄올림픽 레슬링 은메달을 딴 장창선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지금 금메달을 목전에 두고 분투중인 배드민턴, 핸드볼, 하키의 대표들 역시 대부분 가난과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겪으며 세계정상을 향해 달려온 인간승리의 주인공들이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아니면 관중의 환호를 들어보지 못하는 무명선수들.

올림픽이 끝나면 다시 썰렁한 경기장으로 돌아가야 할 이들의 투지넘친 플레이를 보면서 평소 관심이 부족했던 언론이나 팬들은 미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면 국내에서 오빠부대의 괴성을 즐기며 지면을 독차지했던 억대 스타들은 어디로 갔는가. 올림픽에 출전했는지 조차 모르게 조용하던 이들이 애틀랜타의 밤거리에서 만취상태로 추태를 벌였다는 소식이 전해져 팬들을 분노케하고 있다.

남자농구의 성적은 5패로 예선 최하위. 외국선수들과의 너무나 큰 수준차에 역부족이었다면 자신들을 영웅 대접했던 팬들에 부끄러움을 가져야 할 텐데, 평소 자신들의 그늘에 묻혀 지낸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분전에는 미안함을 가져야 할텐데 정작 이들은 서울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음주사건으로 한국선수단의 분위기만 해치고 말았다.

성적은 뻔한데도 미국농구 「드림팀」 못지 않은 거드름만 몸에 밴 이들을 굳이 올림픽무대까지 데려가야 했던 것인가. 팬들은 앞으로 이들의 경기에 열광하러 체육관에 가는 자녀들을 보고만 있어야 할까.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사건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