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31일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도내 농경지 유실·매몰이 92㏊, 침수가 202㏊라고 밝혔다.실제로는 도내 최대의 곡창지대인 철원평야에서만 6,220㏊가 침수, 1,996㏊가 유실·매몰되는 피해가 났다. 화천지역의 피해를 합치면 1만㏊도 훨씬 넘을 상황이다. 피해면적을 눈으로 확인해서 더하는 단순계산만으로도 이같은 오차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일선 시·군에서 중앙재해대책본부의 컴퓨터에 입력시킨 수치』라며 『각 부문에 워낙 피해가 커 도로 등 중요 기간시설의 피해부터 입력시키다보니 농경지피해면적의 입력이 늦어져 이같은 차이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난상황 집계체제를 보면 일선 시·군의 각 과는 소관별로 농경지 주택 도로 등의 피해를 읍·면으로부터 보고받아 재난상황실로 통보하고 시·군 재난상황실은 도의 해당과와 재난상황실, 정부의 중앙재해대책본부로 각각 전산입력시킨다. 이때 보고자나 보고받는 사람이나 모두 다 피해의 실체를 알더라도 컴퓨터에 입력된 수치만이 「진정한 피해」로 인정된다.
컴퓨터입력이 잘못될 경우 전화나 공문으로 피해상황을 보고해도 정정되지않으며 오직 컴퓨터로만 보고해야한다는 것이다. 어느새 국가의 행정이 컴퓨터의 노예가 된 것이다.
오류의 피해는 이재민들에게 돌아온다. 강원도 관계자는 『도가 일선 시군의 요청에 따라 구호물자지급을 재해대책협의회에 요청하면 협의회는 피해정도에 따라 구호물자를 지역별로 배분한다』고 말했다.
강원도가 이날 발표한 수치는 이번 수해가 정부의 발표보다 훨씬 심각하고 정부의 구난체계는 이보다 더 심각함을 반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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