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품 배급 등 주먹구구… 이재민 분통/천명 수용에 5백명 급식 보고/식수없는 마을 생라면 공급도/자원봉사 인력관리도 즉흥적【연천·문산=이연웅·김관명 기자】 대홍수가 난 연천·문산의 재해대책본부가 손발이 잘 안맞아 이재민들의 불만이 크다. 대책본부는 피해상황 집계, 복구장비 및 자원봉사요원 투입, 구호물자 배급에 이르기까지 복구·구호 작업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하지 못해 이재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연천군 재해대책본부는 30일 이재민 등 1천명이 군청에 수용돼 있는데도 5백명만 급식인원으로 계산, 이재민 상당수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문산읍 재해대책본부는 30일 복구작업에 방해가 된다며 일반 차량의 시가지 진입을 전면 통제하면서도 허드렛물 공급용으로 나온 대형 레미콘차량 40대를 한꺼번에 읍내에 진입시켜 교통을 마비시켰다. 이 때문에 이재민들은 식수를 받기 위해 뙤약볕 아래서 소방차를 2시간 이상 기다리거나, 복구작업을 중단하고 급수차를 찾아 나서야 했다.
대책본부는 자원봉사 인력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10명이상 단체로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일할 곳을 지정해 주지만 3∼4명 단위로 온 개인봉사자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31일 일손이 달린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김상길씨(31·경기 고양시 성사동)는 『일할 장소나 지역도 정해주지 않고 무조건 현장으로 나가라는 직원 말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구호물자 조달도 허점투성이다. 침수로 고립됐던 연천군 백학면 학곡리 주민 3백80명이 지난달 28일 상오 구호물자를 요청했으나 대책본부는 상황을 2시간 단위로 집계하는 바람에 하오 5시가 넘어서야 약품과 식품을 공급했다. 그나마 29일에는 식수가 전혀 없는 이 마을에 라면을 보내 주민들로부터 『생라면이나 씹으라는 거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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