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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심」의 향배(차기 대권 방정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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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심」의 향배(차기 대권 방정식:1)

입력
1996.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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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점기준 「현실」보다 「이상」쪽 무게/여후보 결정 최대 요소… 「퇴임후 보장」 고려는 약화97년 대선은 21세기를 맞는 분수령인데다 「3김시대」의 복귀와 퇴조를 판가름짓는 성격을 띠고있어 어느 선거때보다 정치적 의미가 배가되고 있다. 더욱이 여권은 차기대권 후보군이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고, 야권은 후보단일화여부 등 과제를 안고있어 난전을 예고하고 있다. 각당의 내부사정과 외생변수 등을 고려한 「차기대권 방정식」을 정밀진단해본다.

여권의 차기대권후보는 누가 될까.

간결하지만 복잡미묘한 질문이다.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가시권에 포착돼가는 현실에서 여권의 후보결정과정에 쏠리는 관심은 지대할 수밖에 없다.

여권의 대선후보를 결정하는데는 다양한 선정기준과 동인들이 작용하기 마련이다. 국민적인 지지도, 국가경영능력, 여권핵심부와의 친소관계, 당내지지기반등이 선정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집권여당의 대선후보 결정이라는 측면에서 볼때 현직 대통령의 의중이 최우선순위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과거 여권의 후보결정과정을 반추해 보더라도 이른바 「김심의 향배」를 떼어놓고 여권후보론을 설명하기란 쉽지않다. 하지만 「김심」의 중요성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김심=여당후보」의 등식이 반드시 성립된다고 할 수는 없다. 현재의 여권내부사정이 과거와 다른데다 후보군이 난립하고있기 때문이다. 후보군의 난립상태가 오히려 「김심」의 영향력을 강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권의 대권게임 감상법은 「김심의 향배」에서부터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김심을 들여다 보는 일은 난해하다. 하지만 김심이 실제로 어느 한곳을 응시하고 있다면 그에 대한 이유는 어떤 형태로든지 대외적으로 설명돼야 할 것이다. 예컨대 김심의 실체를 나름대로 해부하기 위해서는 납득할만한 기준이 선명하게 제시될 것이란 점을 유념하면 된다.

이같은 맥락에서 김심에 안착하기 위한 첫째 기준은 무엇보다 대통령감의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국정운영의 철학과 비전을 갖춘 믿음직한 지도자의 자질이 있어야 한다는 원론적 얘기다. 둘째는 당선가능성이다. 야권의 두 김씨를 상대해 버거운 싸움이 예상되는 후보는 아예 김심의 문을 두드릴 수 없다. 두 김씨와의 차별화를 통해 세대교체와 새정치의 청사진을 제시할수 있는 인물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셋째는 김심을 흔들리지않게 할 만큼의 신뢰관계를 쌓은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넷째는 당내화합을 이룰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사람 정도면 당내 반발과 일탈 분위기를 최소화할수 있다고 여겨지는 이른바 대선과정에서 범여권의 결속을 가져올 수 있을만한 인물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김심을 움직일수 있는 또 하나의 변수는 대통령의 가족들, 이른바 「로열 패밀리」의 입장이다. 5·6공시절의 후계자 결정과정에서는 현직대통령의 직계가족 및 핵심측근들의 입김이 적지않게 작용했다. 6공의 대선후보결정과정에서 김영삼 후보는 처음부터 노태우 대통령 가족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쳤고, 5공말 노태우 후보는 전두환대통령의 측근실세들이 장애였다. 하지만 이들 모두 전심과 노심을 잡기위해 로열패밀리 설득에 소홀히 하지않았다. 후임자 낙점과 관련해 현직 대통령의 가족들이 가장 고민하는 대목은 바로 퇴임이후 사후보장문제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많이 달라진 듯하다. 김대통령 스스로 사후문제에 관해 그다지 신경을 쓰고있지않는 눈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심」의 요체는 5·6공시절의 「전심」이나 「노심」과 같은 현실적 측면보다는 「이상적 고려」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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