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물가·성장률 모두 놓칠판/수출 부진→재고 증가→가동률 하락/당국 “분규 등 영향 조정과정일 뿐”우리 경제가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 6월중 산업활동 동향등 현재의 경기진행 상태를 보면 경기는 갈수록 침체의 늪에 깊숙이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상수지 물가 성장등 모두가 어려울뿐 아니라 호전기미 역시 보이지 않고 있다.
6월중 산업생산 증가율(3.8%)은 94년 2월(1.8%)이후 2년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고 재고증가율(20.2%)도 91년 9월(20.3%)이래 가장 높다. 5년만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 평균가동률(77.8%)은 93년 1월(76.4%)이후 3년5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또 그동안 사상최저수준을 지속해 그런대로 불황을 덜 느끼게 만들었던 실업률도 6월에는 2.2%(계절조정치)로 높아져 94년말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국내기업의 해외이전과 겹쳐 실업이 문제가 될 형편이다. 여기에 정부의 억제목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파른 물가상승까지 가세해 「체감 경기」를 더욱 차갑게 만들고 있다.
최근의 수출부진은 재고증가를 가져왔고 이는 가동률을 떨어뜨림과 동시에 실업률을 높여 경기침체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태다.
93년 1월을 바닥(저점)으로 확장국면에 들어갔던 경기는 지난해 3·4분기 정점을 지난후 수축국면에 접어들었으나 떨어지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 경기가 급속히 식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재정경제원과 통계청등 정부관계자도 『우리 경제가 지난해보다는 올 상반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로 갈수록 냉각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만 『경기순환사이클을 보면 현 상태는 급랭이 아니라 구조조정 과정이다』고 분석했다. 6월중 산업생산은 기아 만도기계등 자동차업종의 노사분규와 화학업종의 정기보수 증가(95년 15개업체, 96년 26개업체)등 특수요인을 제외하면 6%대이상의 높은 증가율에 이르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80% 수준은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될뿐 아니라 국내기계수주 증가율도 상당해 경기수준은 지난해에 비해서는 낮지만 하강세가 당초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도 우리 경제가 연착륙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연착륙할 수도 있고 급격히 추락할 가능성 모두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는 현재 「분수령」에 와 있다는 분석이다.
또 증시 침체에 따른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투자마인드가 위축되는데다 현재와 같은 고비용저효율구조가 쉽게 개선되기는 힘든 상태에서 급격한 임금상승과 함께 선거라는 경제외적 변수가 작용할 경우 우리 경제는 저성장·고물가라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우려도 높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보고서에서 이 점을 지적했다.
올 상반기 산업활동동향은 현재 우리 경제가 위기국면이든, 구조조정과정이든간에 재충전과 추락의 갈림길에 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나가느냐에 따라 하반기이후 경기사이클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상호 기자>이상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