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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총리 신사 참배,그 다음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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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총리 신사 참배,그 다음은?(사설)

입력
1996.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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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총리의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정국)신사 공식참배는 바로 오만함의 발로다. 10월에 다시 참배하겠다는 공언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아무리 선거를 앞에 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본총리로서 주변국과의 관계를 배려하는 최소한의 양식조차도 찾아볼 수 없다. 그간 수없이 강조됐던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에 대한 일본의 진의를 보는 것 같다.일본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85년 나카소네(중증근강홍) 일본총리 때도 커다란 물의를 일으켰었다. 그는 8월15일 이를 공식참배, 주변국의 반발을 샀고 위헌시비마저 불러 일으켰다. 결국 일본대법원은 91년 총리의 공식참배는 위헌이란 판결을 내리기까지 했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을 하시모토총리의 신사참배는 다분히 저의가 있다고 봐야 한다. 일본유족회장 등을 역임한 그의 우익성향의 과시이자 한국 중국 등 피해 당사국에 대한 우롱이다. 일본총리의 이같은 역사인식과 우익성향은 앞으로 일본의 행보를 경계의 눈으로 지켜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하시모토 총리가 취임한 후 일본엔 국수 보수성향이 만연되는등 우려할 만한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독도문제는 물론 최근엔 주일한국대사관에 자동차테러까지 자행했다. 자민당은 군대위안부문제 등에 대한 국정교과서의 취급을 축소 및 삭제하는 개정안을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러한 사태는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그릇된 역사인식에서 촉발된 것이다.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가 결정된 후 한일 양국엔 모처럼 우호분위기가 고조되는 듯했다. 하시모토총리가 이같은 분위기를 스스로 부정하고 역으로 이용한 느낌마저 들어 매우 유감스럽다.

하시모토 총리의 이번 참배로 그동안 언급해 온 과거반성 등이 모두 입에 발린 소리임이 증명됐다. 이같은 이중성을 지니고도 주변국과의 우호관계가 유지되고 전후처리가 매듭지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 큰 착각이다. 앞으로 일본이 무어라 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을 일본 스스로가 만들고 있다.

한일 양국은 지난 6월 제주회담에서 미래지향적인 동반자관계를 구축하기로 다짐했었다. 진정한 우호관계는 서로를 자극하지 아니하고 양보하며 배려하는 행동의 뒷받침이 없으면 이뤄지지 않는다. 한일관계처럼 특수한 관계에선 올바른 역사인식이 행동의 기조가 되어야 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현재 한일간에는 위안부문제등 전후처리가 역사인식 차이로 질척거리고 있다. 이번에 갑자기 불거진 총리의 신사참배로 신뢰감마저 손상을 입어 사태는 더욱 어렵게 됐다.

하시모토 총리는 신사참배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함께 앞으로의 한일관계에 대한 그의 의지를 내외에 숨김없이 밝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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