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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부터 금메달을/이상석 워싱턴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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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부터 금메달을/이상석 워싱턴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6.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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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워싱턴의 한국대사관과 교포 언론사에는 올림픽에 출전한 일부 한국선수들의 「좋지 않은 매너를 질타하는 교포들의 항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이들 전화는 주로 21일 워싱턴 로버트 케네디 구장에서 열린 한국대 가나의 축구예선전이 끝난 뒤 한국선수들이 보여준 무례한 태도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당시 우리 축구팀은 교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속에서 아프리카의 강팀 가나를 1대 0으로 눌러 이겼으나 경기종료 직후 허공에 대고 목례만을 간단히 한 뒤 서둘러 퇴장해버렸다.

관중석에는 앨 고어 미부통령을 비롯한 4만6,000명의 관중이 지켜보고 있었다. 스탠드의 절반 이상은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 등 워싱턴 주변 일대와 뉴욕 시카고 보스턴 등지에서 모여든 교포 응원단이 메우고 있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거주한다는 박창호씨는 29일 한국일보 특파원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태극기를 흔들며 목이 터져라 고국의 축구팀을 응원했던 교포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은채 경기장에서 훌쩍 사라진 축구팀의 태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고 분통을 터뜨렸다. 언론인 출신으로 버지니아주 스프링필드에 사는 심기섭씨도 교포신문에 기고문을 보내 『그 허전함과 서운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는지… 저 사람들을 내 핏줄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죽어라 소리를 질러댔다는 말인지…』 라며 개탄했다.

특파원 사무실에는 24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유도 준결승전에서 패배한 뒤 악수를 청하는 상대 선수를 외면하고 퇴장했던 「그 유명한 한국선수」를 책망하는 전화도 적지않게 걸려왔다.

두말 할 필요도 없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경기장의 외교관들」이다. 우리 선수들은 며칠 남지 않은 올림픽 기간만이라도 「매너는 스포츠의 기본기」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경기장에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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