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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미학강의」/국내 첫 완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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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미학강의」/국내 첫 완역 출간

입력
1996.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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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적 체계속 예술철학·미학이론 집대성/두행씨 전 3권 번역… “비판적 「헤겔읽기」를”독일 관념철학을 완성한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1770∼1831)의 예술철학과 미학이론을 집대성한 「미학강의」가 국내 처음으로 완역, 출간된다.

8월초 「헤겔미학」(전 3권·도서출판 나남간)이라는 이름으로 나올 「미학강의」는 헤겔이 만년에 하이델베르크대와 베를린대에서 철학과 학생들에게 한 강의내용이 중심을 이룬다. 헤겔 사후 제자인 하인리히 구스타프호토가 1835∼38년 사이에 정리, 출판한 대저작이다. 국내에는 그동안 미학관련 저술등에 단편적으로만 인용, 소개됐을 뿐 원서 전체가 번역된 적은 없었다.

헤겔의 어떤 저서보다 분량이 방대하고 내용이 난해하기로 소문난 이 책의 역자는 서강대 독문과 강사인 두행숙씨(43·여)다. 독일 뒤셀도르프대 대학원에서 현대독일문학 연구로 석·박사학위를 받은 두씨는 93년 번역에 착수, 3년여만에 전3권 1,7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을 완역했다.

「헤겔미학」은 미의 세계속으로(1권), 동양예술·서양예술의 대립과 예술의 종말(2권), 개별 예술들의 변증법적 발전(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헤겔은 이러한 카테고리를 통해 고대로부터 당대에 이르는 모든 예술과 미학이론을 자신의 변증법적 철학체계 안으로 끌어들여 고찰하고 있다.

헤겔은 예술 역시 「절대이념」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에 따르면 예술의 사명은 절대적인 것, 즉 이념과 이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다. 이런 시각을 토대로 헤겔은 예술이 인간역사와 마찬가지로 변증법적 발전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정의한 뒤 그 단계를 ▲추상적이고 모호한 고대 동방의 「상징적 예술」 ▲이념과 형상이 조화를 이룬 고대 그리스의 「고전적 예술」 ▲이념이 형태를 압도하는 중세이후 서구의 「낭만적 예술」등 세가지로 구분했다. 절대이념이 얼마나 작품 속에 구현되느냐에 따라 예술의 발전단계를 나눈 것이다.

역자는 이런 점에서 「비판적 헤겔읽기」를 권고한다.

헤겔은 예술의 형식과 장르를 역사적인 발전이라는 도식속에서 너무 의도적으로 구분, 우열을 가리고 있으며 고대 그리스문화를 중심으로 한 이상주의의 정점에 서서 세계예술 전체를 고찰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동양이나 인도, 페르시아의 종교와 예술을 원시적 단계로 놓고 서양의 예술을 최고이자 절대정신의 직접적인 표현으로 인식한 것은 분명히 비판적으로 읽을 단서가 된다.

92년 유학생의 정신적 방황과 갈등을 다룬 장편소설 「길들여진 고독」(청아간)을 발표, 소설가로 데뷔하기도 한 두씨는 『책을 번역한 목적은 헤겔의 미학이론을 수동적으로 감탄하고 수용하자는 게 아니라 서양미학을 극복하여 참된 동양미학을 구축하는데 보탬을 주기 위해서』라며 『전공학자 뿐 아니라 현장 예술인, 대학생 사이에서 폭넓게 읽히는 「대중적인 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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