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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취소이유서 “쟁점 간접선고”/파행 25차공판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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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취소이유서 “쟁점 간접선고”/파행 25차공판 이모저모

입력
1996.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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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 “정 총장 연행 사후재가 강압 무근 판명”/변호인 대신해 정승화 증인에 날카로운 추궁도/일부증인 선서하고도 물어볼 사람 없어 귀가○…29일 열린 12·12 및 5·18사건 25차공판에서 변호인단이 집단사퇴하는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자 재판장인 김영일 부장판사는 변호인측의 증인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를 20여분간 설명하면서 이 사건 핵심쟁점에 대한 의견을 간접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부장판사는 변호인단이 신청한 증인을 일일히 거명하면서 『12·12사건의 핵심은 대통령재가전에 계엄사령관을 강제연행한 것이 군사반란에 해당되는지 여부』라며 『최대통령에게 재가를 받는 과정에서 강압이 없었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고 유무죄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신현확 최광수씨등의 재증언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또 『내란죄는 피고인들의행위에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는지와 폭동여부가 핵심』이라며 『광주항쟁 당시 투입된 군지휘관과 작전참모들을 증인으로 채택한 것은 이를 입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장판사는 그러나 증인채택의 불공정성시비가 부담스러운듯 공판말미에 출석한 변호인에게 추가요청할 증인이 있는지를 물어본뒤 당초 계획보다 많은 12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변호인단이 대거 사퇴하는 바람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석현 전31사단 작전참모는 증인선서만 하고 곧바로 귀가했다. 박씨는 당초 지난번 공판에서 증언할 예정이었으나 공판이 길어져 되돌아 갔는데 이번 공판에서도 신문할 변호인이 없어 증언이 무산되자 부장판사는 『미안하게 됐다』며 박씨를 돌려 보냈다.

○…정승화 전 육참총장도 변호인단의 신청으로 두번째 증인석에 섰으나 박준병 피고인측 변호인만 10여분간 짧게 신문했다. 김부장판사는 변호인반대신문이 진행되지 않자 정씨를 상대로 박정희 대통령시해 당시 행적 등에 대해 20여분간 직접 신문했다. 김부장판사가 정씨가 박대통령시해현장 부근에서 한동안 김재규와 함께 있었던 사실을 지적하며 『고위직에 있던 사람이 법률적인 책임은 없더라도 거취를 분명히 했다면 이런일(12·12사태)이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안했나』라고 추궁하자 정씨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사임계를 제출한 정영일 변호사 등은 이날 상오 서울지법 1층 변호인실에 모여 향후 대책을 숙의하며 재판부의 재판진행방식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은 『변호인측 증인들의 신문조차 마무리짓지 않고 재판을 끝내겠다는 것은 납득할수 없는 일』이라며 재판부를 성토하고 『항소심재판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은 소환된 증인들이 다수 불참, 상오공판이 1시간여만인 상오 11시께 마무리됐고 하오 4시까지 휴정이 이어져 공판이 시작된 이래 가장 긴 휴정시간을 기록했다. 김부장판사는 통상 정오나 하오 1시께 상오공판을 마치고 2시간정도 휴정한 뒤 하오공판을 속개해 왔으나 이날은 김일옥 전 7공수35대대장등 3명이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아 불출석한 데다 정전육참총장의 증인신문이 30여분만에 끝나자 하오4시까지 휴정을 선언했다.<송용회·박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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