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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여 희극배우 미미 마티(21세기로 뛰는 뉴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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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여 희극배우 미미 마티(21세기로 뛰는 뉴 리더)

입력
1996.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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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롱보다 감동” 코미디 작은 거인/키 130㎝… TV 첫 출연땐 “혐오감 준다” 혹평/별난 몸짓 아닌 일상속 유머 갈채 대스타 우뚝21세기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다음 세기의 모습이 권력가나 대부호의 손으로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휴머니즘을 추구하는 예술가, 인간적인 정보화 사회를 꿈꾸는 컴퓨터 엔지니어, 희망을 기르는 교육자와 환경·인권 운동가, 비판적 언론인, 비전을 추구하는 정치인 등을 통해 우리는 미래를 그려 볼 수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떠오르는 각분야의 샛별들을 찾아 본다.<편집자 주>

미미 마티(39)가 80년대 처음 TV쇼에 출연했을 때 악평이 쏟아져 나왔다. 시청자들에게 혐오감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었다. 미미는 130㎝ 키의 난쟁이 여인이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미미는 프랑스 대중과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코미디계의 대스타이다. 프랑스 최대 TV채널인 TF1이 저녁 골든타임대에 2시간 이상을 할애하며 미미 특별공연을 내보낼 정도다. 지난해 특별쇼의 경우 시청률이 52%에 달했고 지난해 가을부터 6개월간 전국을 순회한 1인극 공연도 대성황을 이뤘다. 할리우드 영화감독들로부터 영화출연 제의도 잇달고 있다.

미미의 공연장에 인파가 몰려들어 열렬한 갈채를 보내는 것은 난쟁이의 재롱을 기대해서도 아니고 인간승리에 대한 호기심 때문도 아니다. 미미의 코미디에는 자신의 신체적 기형을 희화화해 사람을 쉽게 웃기려고 하는 내용이 결코 없다.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희로애락을 풍부한 가창력과 생동감 넘치는 춤, 유머러스한 대사로 풀어 나갈 뿐이다. 관중들은 그의 넓고 깊은 연기에서 인간 감성의 심연을 적시는 무엇인가를 느끼고 감동하며 마치 그가 신체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인 것같은 착각에 빠진다. 미미의 공연에 초등학교 학생들의 단체관람이 줄을 잇는 것도 그의 코미디가 흥겨우면서도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미는 리옹의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선천성 발육부전증이 발견됐지만 그의 부모는 다른 형제들과 전혀 차별을 두지 않았다. 같은 학교를 보내고 집안청소나 잡일 심부름도 예외가 없었다. 10대 소녀시절 바캉스 야영장의 코미디 무대에 자원봉사자로 출연한 것이 자신이 갈 길을 알게된 계기였다. 부모를 만족시키기 위해 대학에서 경제학을 2년간 공부하다 끝내 니스의 연기학교로 옮겨 천부적 재능을 갈고 닦았다. 25세때 파리의 「카페 테아트르」 극장에서 1인 코미디극을 맡아 중앙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지만 이후 더 큰 도전들이 다가왔다.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미미는 그로서는 모멸적인 연기도 때로 감수해야 했다. 신체적 기형을 코미디화하라는 연출가들의 주문이었다. 10여년에 걸쳐 독보적인 영역을 쌓으면서 이제는 누구도 미미에게 그런 요구를 하지 않는다.

『거리에 나가보면 사람들마다 제각기 모습이 다르다. 나는 남들보다 그저 조금 작을 뿐이다』 라고 말하는 미미는 난쟁이 연기자는 우스꽝스런 짓을 해야 한다는 구시대 스테레오 타입을 깨부수며 21세기를 새롭게 여는 파격적 연기자임에 틀림없다.<파리=송태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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