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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800선마저 무너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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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800선마저 무너지려나”

입력
1996.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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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감 매수세력 실종/신용융자,고객예탁금 추월 기현상까지주가가 지수 800선에서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28일 804.55로 2년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종합주가지수는 29일에도 회복되지 않고 지수 800붕괴를 우려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사자세력의 실종으로 거래는 한산한 가운데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팔자일색으로 나서 주식시장에는 투매현상이 본격화하고 있으며 주식의 환금성마저 위협받는 지경이 됐다. 특히 기업의 자금조달창구로서의 주식시장 기능이 상실되고 있어 주가하락세에 대한 우려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주가가 이처럼 93년수준으로 뒷걸음질하고 있는 것은 바닥이 확인되지 않고있는 국내경기와 금리상승세, 공급확대에 대한 우려감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저성장속의 고물가(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이 장 전체를 짓눌러 매수세력 실종현상까지 초래, 주가하락세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증권관계자들은 『최근 저점인 지수 810선이 붕괴된 상황에서 지수 800붕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주가가 오르더라도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진입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관계자들의 어두운 전망은 지속적인 투자심리 위축과 줄지 않는 신용물량, 최근 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소형주의 추가하락 가능성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주가의 바닥은 투자심리가 꺾일대로 꺾일 때 형성된다』며 『소형주를 중심으로 일고있는 매수로 미루어 아직까지 바닥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물량이 지난 총선직후부터 급격히 늘어 최근에는 신용융자가 주식을 사기 위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을 넘어서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27일 현재 신용잔고는 2조5,637억원이지만 고객예탁금은 2조5,220억원에 그치고 있어 고객예탁금으로 모두 신용을 해소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주가가 오를만 하면 신용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어서 주가의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락기조에서도 오르던 소형주들이 오히려 주가의 상승세를 막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초체력이 약한 시장에서 오른 주가는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이는 곧 소형주의 하락세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지난주 소형주의 거래가 전체 거래량의 70%를 차지했다』며 『소형주의 하락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형주에 매기가 없고 소형주마저 빠진다면 주가는 오를 수 없지 않느냐는 분석이다. 한전 우리사주물량의 시장출회와 신증권정책에 따른 공급물량 확대등 장단기 공급량 확대전망도 주가상승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됐다.

바닥권을 인식한 기관들의 대형주 매수움직임이 장세회복의 관건이고 외국인투자한도 확대와 남북경협가능성의 구체화등도 주식시장을 회복할 수 있는 호재들로 예상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러한 호재들이 장에 본격적으로 작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하락장에서 손실률을 줄이는 것이 강세장에서 이익을 내는 것보다 현명한 투자방법』이라고 밝혔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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