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라인 공정파괴 울산서만 연 270억 절감/「도전·속도·단순화·벽허물기」 경영혁신 박차「2005년 매출 26조원으로 세계 10대 메이커로 성장한다」 최근 이같은 비전을 담은 「도약 2005」를 선포한 LG화학에 공정파괴 바람이 거세다.
공정파괴란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을 낮추는 가격파괴처럼 기존 공정을 대폭 줄여 생산비를 낮춘다는 개념. LG화학은 불합리한 생산라인을 과감히 줄이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이를 실현, 야심찬 비전에 성큼 다가가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울산공장의 자동차 에어클리너 케이스 조립라인. 한해 전만해도 한명의 종업원이 20여m를 오가며 작업을 했다. 작업특성상 수작업에 많이 의존했기 때문이다. 또 숙련도에 따라 작업시간이 제각각이어서 다음 공정까지 재고가 생겨 별도의 공간이 필요했다. LG화학은 이같은 손실을 줄이기위해 한달동안 비디오로 작업자의 동작을 면밀히 분석, 사출기에서 뽑아낸 에어클리너 몸체와 뚜껑을 바로 옆에서 조립을 끝내도록 조립라인을 사출기 옆으로 옮겼다. 그 결과 38개 공정이 21개로, 작업인원은 12명에서 9명으로, 라인거리도 20m에서 10m로 각각 줄었고 연간 33억원의 원가절감이 가능하게 됐다.
인근 분말세제공장에선 원료를 물에 섞어 반죽한뒤 건조하던 것을 원료를 가루상태로 혼합, 건조공정을 없애는 방식을 도입했고 자동차 핸들을 만드는 림성형라인과 내장재 생산라인에서도 공정재배치로 생산비를 크게 줄였다.
청주의 하이섀시공장도 예외는 아니다. 초고속 설비를 들여와 생산능력을 22%가량 늘린뒤 이곳 저곳으로 흩어진 라인을 한군데로 모아 두개의 공장을 하나로 줄여버렸다. 그럼에도 생산량이 줄지 않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LG화학은 남은 공간을 신규사업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99년까지 양품률 99.99%를 달성한다는 「FOUR―9」운동과 전공정을 통합관리하는 종합생산성향상운동(TPM)도 추진하고 있다.
공정파괴에는 통합생산정보시스템인 TPIS 구축도 한몫했다. TPIS는 본사와 협력회사, 수요처인 완성차업체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주문 생산 출하의 전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완성차 업체의 주문변동사항이 즉시 생산 현장에 전달되는 것은 물론 협력회사의 정보까지 연결돼 시간상의 손실을 크게 줄이도록 했다. 울산공장 주재임원인 최정남상무는 『공정파괴는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비용이 드는 부분을 통째로 들어 내는 것』이라며 『공정파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올해 울산 공장만 270억원가량의 원가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같은 생산과정의 혁신이 비전실현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조직분위기 개선. 점진적인 개선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는 「도전」, 의사결정을 빠르게 한다는 「속도」, 커뮤니케이션과 제조공정을 간결하게 만드는 「단순화」, 그리고 창의성을 억제하고 의사결정을 더디게 하는 조직내부와 조직간의 「벽 허물기」등을 추진중이다. 경영혁신이 큰 성과로 나타나자 최근 독일 베바사의 사장단과 인도네시아 시나라마스그룹 임원진이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
성재갑 부회장은 『활발한 경영혁신과 함께 중국 인도 동남아등 주요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화전략이 맞아떨어지면 10년뒤에는 화학CU와 생활건강CU가 각각 매출 20조, 6조를 올리고 해외사업비중도 각각 50%, 25%로 늘어나는등 세계 10대 초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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