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치산 원로들 노환 시달리고 김정일 자기측근 중용/행정·군분야 김정우·원웅희 등 신진세력 실질적 주도북한 권력 핵심층에 세대교체가 가속화하고 있다.김일성 사망이후 권력의 축이 빨치산세대(혁명 1세대)에서 급속히 멀어지고 있는것이다. 김정일이 권력을 세습하면서 아버지세대보다는 자신의 세대를 중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빨치산세대의 상당수가 노환에 시달리면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권영해 국가안전기획부장은 지난 2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당비서 김기남(70·선전선동부), 김국태(72) 등 핵심 간부들이 지병으로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정일을 중심으로 한 혁명 2세대의 신진세력들이 실질적으로 북한사회를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김정우(54·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 이종혁(60·아태평화위부위원장), 이철진(34·외교부 일본과장), 이근(〃 미국과장) 등 소장세력 들이 이미 대거 활약하고 있는 행정 분야에서 두드러 지고 있고 최근들어서는 군으로까지 확산돼 가고 있다.
권부장은 최근 인민무력부 보위국(수사·정보 담당)이 보위사령부로 확대 승격됐다고 밝혔는데 사령관직을 자동 승계한 것으로 알려진 전 보위국장 원웅희는 57세로 북한 최고지도부에서는 젊은 나이다.
최근 들어 탈북자와 식량취득을 위한 인구 이동이 심해지면서 치안 유지 업무가 상당부분 사회안전부(경찰)에서 인민무력부(군)로 옮겨지고 있다는 전문이다. 그래서 원웅희가 부상하는데 비해 혁명 1세대인 사회안전부장 백학림(78)은 상당부분 역할이 축소되고 있지 않느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호위사령부(경호실) 사령관 이을설 차수(75)의 거취도 의견이 분분하다. 혁명 1세대인 이을설은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만수대 주석궁 관리총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호위사령관직에서 물러났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양론이 대립하고 있다. 겸직을 주장하는 측은 호위사령부의 임무가 원래 김일성·김정일의 경호이기 때문에 호위사령관이 김일성 시신 관리를 함께 맡는것은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에 견해를 달리하는측은 이을설이 군 차수라는 높은 계급장을 달고 주석궁을 관리하는 것은 격에 어울리지 않아 사실상 좌천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3군단장 장성우(63)가 호위사령관에 보임됐다는 정보가 있다』며 『어찌 됐든 장성우가 실질적으로 호위사령부를 지휘하고 있다는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장성우는 김정일의 최측근 핵심인사인 당조직지도부 1부부장 장성택(50)의 형이다. 장성택은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의 남편이다.
이을설을 비롯, 인민무력부장 최광(78), 부총리 김환(67), 사회안전부장 백학림 등은 모두 노령이나 지병으로 활동이 활발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성산 총리(65)는 김일성 2주기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하는등 공식행사에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김정일이 지난해 12월 「혁명선배를 존대하는 것은 혁명가들의 숭고한 도덕의리이다」라는 논문을 발표했는가 하면 노동신문이 지난 13일 『혁명 선배들을 존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한 것 등은 결국 혁명 1세대들이 명예롭게 일선에서 후퇴하고 있다는 의미를 함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원 당국자는 『외형적으로는 혁명 1세대가 권력서열의 수위를 차지하고 김정일이 이들을 예우하고 있으나 이는 형식적 일 뿐』이라며 『실제로는 신진 친위세력들이 권력의 핵심을 장악했다』고 말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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