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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폭우재난­경기·강원 피해 왜 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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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폭우재난­경기·강원 피해 왜 컸나

입력
1996.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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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수방대책·방심 화 불러/댐관리·교통·통신 등 곳곳서 허점 노출/갑작스런 대피령·늑장대응 “아수라장”80여명의 사망·실종자와 수만명의 이재민을 낸 경기 북부·강원 영서 지역의 수재는 당국의 부실한 수방대책과 방심때문에 피해가 더욱 커졌다. 평소 수방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이 미흡했을 뿐 아니라 재난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는 등 곳곳에서 허점을 노출했다.

중앙재해대책본부와 자치단체 등 방재 당국은 26일부터 경기북부지역에 큰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도 막상 강물이 범람하기 직전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연천지역에 주민대피 경보가 발령된 시각은 27일 상오 7시40분으로 연천지역 홍수의 직접 원인인 차탄천 범람이 시작되기 불과 15분전이었다. 더구나 이 때까지 연천군은 대피소조차 마련해 놓지 못한 상태였다.

이처럼 갑작스런 대피령에 주민들은 옷가지 하나 수습하지 못한 채 몸만 피해 나올 수 밖에 없었고, 한꺼번에 수천명의 주민이 인근 학교나 고지대로 대피하는 바람에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또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많은 주민들은 불어난 물에 그대로 고립될 수 밖에 없었다.

수방시설에 대한 사전점검이나 각종 공사후 마무리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수해를 초래한 원인이 됐다. 특히 피해지역 하천주변은 대부분 군사보호구역으로 그동안 하천정비사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큰 비가 올 경우 홍수위험을 항상 안고 있었다. 물이 넘친 차탄천의 경우 제방 곳곳이 붕괴 가능성이 큰데도 하천준설공사때 제방을 높게 쌓지 않아 더 큰 피해를 냈다고 주민들은 지적했다.

댐 관리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연천소수력발전소 댐 관리사무소는 수문을 제때 개방하지 않아 상류지역에 큰 피해를 초래했으며, 결국 본댐 양측날개벽이 무너져 한때 댐은 붕괴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피해 지역의 교통·통신이 거의 두절돼 관련 기관간 협조와 이재민 구호활동도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갑작스런 홍수로 연천지역 전화망 7천4백여회선이 27일 대부분 마비됐다.

이 때문에 재해대책본부와 경찰 등 당국은 피해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신속한 구난·구조활동을 펼 수 없었다. 이동전화 역시 군사지역의 각종 전파방해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물론 기습폭우로 인해 가정의 전화단자함이나 전화국 전송시설이 물에 잠겨 통신두절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평소 전화단자함에 방수설비를 하고 전화국과 전송시설을 고지대와 고층에 설치하는 등 재난에 대비했다면 이같은 사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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