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후보 추진 등 장애물은 산적여권의 민주계는 과연 단일세력으로 차기정권 재창출을 주도할 수 있을까.
이같은 물음은 대권문제를 둘러싸고 갈수록 가속화하고 있는 민주계의 「분화현상」에서 비롯된다. 『어쩌면 민주계가 내년 대선을 기점으로 핵분열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관측이 심상치않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민주계인사의 성향은 5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직간접적으로 대권도전 의사를 밝힌 최형우, 김덕룡 의원과 이들의 움직임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주시하는 강삼재 사무총장 등 김영삼 대통령의 직계사단이 3각축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서석재, 박관용 의원은 이들과 일정거리를 유지하면서 나름의 활로를 모색중이고 신상우, 황병태, 정재문 의원 등 나머지 중진들은 침묵속에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민주계저변에는 『우리가 단일후보를 내거나 적어도 「킹메이커」로 후보경선과 대선을 주도해야 한다』는 결집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각개약진만 계속하다가는 제3자에게 대권을 넘겨주고 자신들은 고사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이는 주로 이홍구대표와 이회창 의원, 박찬종 전 의원 등 영입파 대권주자를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계파내부에는 『경선시점이 다가오고, 김대통령이 적극적 교통정리에 나서면 결국 다시 뭉치게 될것』이라는 낙관론도 없지않다.
하지만 민주계의 재결집을 위해서는 몇가지 간단치않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첫째는 누가 계파의 단일 후보가 되느냐는 문제다. 대권후보군에 속한 민주계중 당외인사인 이인제 경기지사는 제외하더라도 최, 김의원중 한명의 양보가 불가피하지만 원만한 조정이 쉽지는 않다. 만약 김대통령이 이들중 한명을 낙점한다 해도 두사람의 기세에 비추어 나머지 인사가 이에 승복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특히 최의원의 경우 『설령 김대통령이 만류하더라도 그는 후보경선에 나설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한 대권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김대통령이 비민주계를 낙점할 경우 민주계가 그에게 일사불란하게 힘을 몰아줄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일부 중진의 반발과 일탈가능성이 있는데다 최, 김, 서의원 가운데 누가 민주계를 대표하는 킹메이커가 되느냐의 문제도 이들간 미묘한 역학관계를 감안할 때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보면 YS정권창출의 전위대였던 민주계는 지금 15대 대선이라는 대전환기를 앞두고 정체성의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할수 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