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조잡·경고전화 음성 백인남자로 밝혀져/스킨헤드족도 혐의… FBI “수일내 재발 우려”애틀랜타 폭탄테러를 수사중인 미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이 외국 테러집단보다는 국내 반정부세력의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당국이 이번 테러를 국내인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은 ▲사용된 파이프 폭탄이 전문 테러리스트가 제작한 것으로 보기에는 너무 조악하고 ▲특정 국가나 정치인을 목표로 한 게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노렸으며 ▲사건전 응급신고전화인 911에 테러를 경고한 사람의 목소리가 의심할 여지없는 백인남자의 것이었다는 점 등 때문이다.
이에 따라 FBI는 최근 미국 도처에서 준동해온 극우 민병대를 지목,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하고 있다. CNN방송은 FBI 관계자의 말을 인용, 『민병대에 수사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BI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이미 사건직후 민병대에 소속된 용의자 1명을 연행, 사건관련 여부를 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틀랜타 올림픽조직위(ACOG)는 그가 「피드몬트 민병대」소속이라고 확인했다.
FBI는 또 한 현장 목격자가 『검정색 복장을 한 4명의 백인이 폭발현장에서 뛰쳐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마치 농구선수처럼 팔을 쳐들어 손바닥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까지 했다』고 제보한 내용을 중시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사건당시 관객들이 현장 주변에서 찍은 비디오카메라 녹화테이프와 사진 등을 확보, 이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FBI가 민병대의 범행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또다른 이유는 조지아주 민병대대원 수명이 4월 이번 사건에 사용된 파이프폭탄과 동일한 폭탄을 설치하려다 적발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오클라호마시 연방청사 폭파사건과 1일 애리조나 피닉스시 연방청사 폭파기도사건 등을 일으킨 극우 민병대세력은 정부의 권위나 존재를 무시하고 인종차별의 당위성을 내세우면서 연방정부에 저항해 왔다. 수사당국은 역시 반정부성향이 강한 스킨헤드의 테러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FBI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 수일전부터 스킨헤드그룹의 동향이 수상쩍어 이들의 동태를 추적해왔다』고 말했다.
FBI는 「올림픽 테러」가 이번 일회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수일내 또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림픽이 자칫 인류의 축제가 아닌 테러리스트들의 「공연장」으로 돌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미국관련 테러 일지
▲83.10.23=베이루트 미 해병대기지 자살폭탄테러, 미군 241명 사망
▲84.9.20=베이루트 미 대사관 부속 건물 폭탄테러, 16명 사망·96명 부상. 회교테러단체 지하드 범행 주장
▲93.2.26=뉴욕 세계무역센터빌딩 주차장 폭탄테러, 6명 사망·1,000 여명 부상. 이슬람 원리주의자 8명 체포·복역중
▲95.4.19=오클라호마시티 연방청 사 폭탄테러, 168명 사망·수십명 부상. 극우민병대원 티모시 멕베이 등 2명 체포·재판중
▲95.10.9=마이애미―LA행 열차 폭탄테러, 1명 사망·80여명 부상
▲95.11.13=사우디 리야드 미군건물 차량폭탄 테러, 미군 등 7명 사망·60명 부상
▲96.4.3=유너바머 사건(78∼95년 3명 사망·23명 부상) 범인 테오도 르 카친스키 체포
▲96.6.26=사우디 다란 미군기지 트럭 폭탄테러, 미군 19명 사망·386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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