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인파 크게 줄고 폭발물 제보 쏟아져/경기장 희생자에 묵념·오륜기 반기 게양미 언론들은 28일 테러로 위기에 몰린 애틀랜타 올림픽 소식을 연 이틀째 톱뉴스로 다루면서 『올림픽 파티는 끝났다』 는 등의 표현으로 안타까움과 우려가 뒤섞인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애틀랜타 도심에서는 이날 곳곳에 자동소총을 든 보안요원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행인과 차량마저 뜸해 테러 공포가 채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보안검색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 경기장에는 평소와 같이 관중들이 몰렸으나 이들도 경기가 끝나면 귀가를 서둘러 비까지 촉촉히 내린 애틀랜타는 황량함을 더했다.
또한 대폭 강화한 보안조치로 참가 선수단들의 불만·불평도 잇따랐다. 한국선수단의 박필순 섭외임원은 버스가 선수촌을 빠져나오는 데에만 1시간반이 걸렸다고 말했다.
○…추가 테러 가능성으로 애틀랜타 도시전체가 테러 패닉에 걸린 가운데 27일에는 시내 10여곳에서 폭발물 발견 제보가 이어졌다. 이날 하오 도심 한복판 「언더그라운드 애틀랜타 쇼핑몰」에서는 폭발물 전담반이 주민 수백명을 대피시킨 후 원격조종 로봇을 이용해 「수상한 물체」를 폭발시켰는데 공포에 질린 주민들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10여명이 다치기도 했다. 빌 캠벨 애틀랜타시장은 이 물체가 다리미로 판명됐다고 말했으나 그 속에 폭발장치가 있었는 지는 밝히지 않았다.
올림픽 복싱 경기장에서도 폭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한때 조직위와 보안당국이 긴장했다. 마침 경기가 끝난 뒤여서 선수들은 없고 취재진과 자원봉사자들만 남아있었는데 경찰은 이들을 대피시킨 뒤 내부를 수색했으나 별다른 이상물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한편 애틀랜타 경찰은 폭탄테러 2시간전 폭약을 소지한 채 배회하던 한 용의자를 체포했으나 「불만을 품고 호텔을 날려 버리려했다」는 행상으로 밝혀져 이번 테러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모든 애틀랜타 경기장에서는 테러 희생자들을 위해 1분간 묵념을 올렸으며 올림픽기가 반기로 게양됐다.
○…테러소식을 접한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들은 『시드니 올림픽 개최 구역 전체를 거대한 안전구역으로 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애틀랜타=올림픽특별취재단>애틀랜타=올림픽특별취재단>
◎불안속 미 자존심에 깊은 상처/테러범 처벌·보안조치 높일듯
애틀랜타 폭탄테러로 미국인들이 깊은 충격에 빠졌다.
미국인들은 TWA 항공기 공중폭발 참사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 사건이 터지자 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파사건, 95년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사건 등을 떠올리며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토요일 새벽 애틀랜타 도심의 정적을 깨뜨린 폭발음은 특히 올림픽 1백주년축제를 무사히 치러내려던 미국인들의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입혔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27일 특별성명을 통해 「테러와의 전면전」 을 선언하고 범인 검거와 보안조치의 대폭 강화를 약속했다. 그는 연설에 앞서 야당 지도자들에 사건 수사상황을 브리핑하고 초당적 협조를 요청했으며 야당도 이에 주저없이 호응했다.
대선을 앞두고 클린턴행정부와 사사건건 대립하던 밥 돌 공화당 대통령후보도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이번 테러를 강도높게 규탄한 뒤 연방정부 차원의 테러대책을 시급히 보완할 것을 촉구했다.
이같은 분위기로 미루어 볼 때 미국에서는 앞으로 국내 자생 테러조직에 대한 수사권의 대폭강화, 테러범에 대한 극형 구형 등을 골자로하는 테러방지 조치들이 속속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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