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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막사 매몰 원인과 대책/전략상 6∼8부 능선위치 “사고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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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막사 매몰 원인과 대책/전략상 6∼8부 능선위치 “사고잉태”

입력
1996.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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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예방보다 「방위 우선」 불가피에 문제점/육·공군,또다른 참사 우려 개활지로 대피영「휴전이후 처음인」 어이없는 군 몰사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26일에 이어 27일에도 산사태등으로 젊은 군인들이 곳곳에서 떼죽음을 당했다.

군은 『천재지변을 어떻게 하란 말이냐』 『인재로 몰고 가선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하룻밤 사이 수백㎜의 폭우가 내려 발생한 산사태를 무슨 수로 막느냐는 것이다. 이는 군의 안전대책 미비를 질타하는 언론에 대한 불만이기도 하다. 그러나 군의 항변대로라면 어제 오늘같은 천재지변이 재발할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몰사사태의 원인은 「운명적」일 정도로 구조적인 데 있다. 「휴전선 1백55마일」의 철책을 지키는 부대는 대부분 6∼8부 능선에 막사를 짓는다. 말하자면 산 중턱이나 산기슭에 기거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남방한계선이 지나는 지역의 철책에 가장 근접해 막사를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재해로부터의 안전확보 보다는 경계근무를 서기에 편리한 곳이 막사의 위치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산간지역의 전 부대는 사고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사실 아슬아슬한 지역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대성산 레이더기지 사고가 나기 불과 2∼3분전 관계자들끼리 「대성산은 왜 사고가 안나지. 사고가 나면 제일 먼저 나야 할 곳인데…」라고 「농담」을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군의 존재목적은 「적으로부터의 국토방어」에 있다. 가장 효과적으로 적을 막아 낼 수 있는 곳에 막사를 짓는 것은 그래서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재해등으로부터의 안전확보는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과연 대책은 없는가. 프랑스의 마지노선처럼 부대의 모든 시설을 지하화, 어떤 재난에도 버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과 같은 재난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군관계자의 말은 차라리 희화적이다. 『막사를 지키는 게 군의 임무가 아니다』는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전장이 아닌 막사에서 군이 죽어나가는 사태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

한편 육군은 27일 집중호우에 따른 군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산사태가 우려되는 군부대는 즉각 안전지대로 대피하라고 긴급지시했다. 육군은 또 비가 그치더라도 긴급대피한 부대는 사태추이를 지켜보며 며칠간 안전지대에 주둔하라고 지시했다. 긴급대피 부대는 현재 인근 개활지등 평지에 임시천막을 설치해 기거하고 있다. 육군은 이와 함께 대대장급이상 전 지휘관 및 연대급이상 참모에 대해 휴가복귀 및 외박금지 명령을 내렸다.

공군도 이날 호우경보 지역의 관제 및 방공포병부대 장병에 대해 휴가와 외출을 잠정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또 방공포병부대와 30방공관제단 지휘관 및 참모들은 휴가나 특박을 중단하고 귀대하라고 지시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국방부와 육군·공군본부에는 사고부대는 물론 사고지역 인근부대에 복무중인 장병들의 안위를 묻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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