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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폭우재난­연천 물난리 시간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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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폭우재난­연천 물난리 시간별 상황

입력
1996.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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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사이렌” 몸만 겨우 대피/상오 7시­율무시험장 침수에 첫 구조신호/7시30분 “차탄천 범람” 만7천명 대피 시작/7시40분­80여명 고립/8시30분­본격 구조 개시경기 북부지역에 최고 4백㎜이상의 집중 호우가 내린 27일 상오 7시께 연천군 신서면 도신4리 차탄천변 율무시험장. 관사가 침수되자 직원들은 119구조대에 구조를 요청한 뒤 옥상으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차탄천 범람의 첫 신호였다. 연천군은 즉각 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통신두절 상태였다. 상오 7시30분께 상황실의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차탄천이 범람한다는 주민신고였다. 직원들은 즉각 민방공 경보사이렌을 울렸다. 굵은 빗줄기속에 1만7천여명의 주민들은 군청과 학교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상오 7시40분께 신서면 내산리 지역에서 하천이 넘치기 시작, 주민 80여명이 고립돼 있다는 연락이 왔다. 불과 4∼5분 사이였다. 비상조치내용에 따라 즉각 육군 5사단, 26사단에 헬기지원을 요청했지만 강한 바람과 비로 인해 도저히 뜰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상황실 직원들은 애가 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연천읍은 물론 군청까지 물이 잠기기 시작했다. 차탄천이 범람한 것이다. 시시각각 닥쳐오는 재앙앞에서 직원들은 공군 경찰 소방본부 산림청 등 헬기지원이 가능한 곳에 모두 연락을 취했다. 상오 8시께 경기도경 헬기 2대가 이륙, 현장 접근을 시도했으나 최악의 기상때문에 회항해야 했다.

연천군청 상황실에는 일반·행정전화 각 1대, 경찰경비전화 1대 등 3대가 유일한 통화수단이었다. 하지만 연락조치를 해야할 곳은 너무 많았다. 주민들은 급히 대피하느라 아무 것도 챙겨온 게 없어 춥고 허기졌다. 대한적십자사가 구호요청을 받은 것은 상오 7시30분. 적십자사측은 즉각 급식차량에 구호물품을 싣고 연천군으로 향했다.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에게는 따뜻한 국과 밥이 필요했다. 한국통신은 물이 빠지는 대로 통신시설복구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태세에 돌입했고, 한전은 불어난 물때문에 혹시 있을지도 모를 감전사에 대비, 출동준비를 갖췄다.

상오 8시30분께 집중 호우가 소강상태를 보이자 본격적인 구조활동이 시작됐다. 오산에 있는 공군작전사령부 상황실은 속속 접수되는 연천군의 구조요청에 따라 대기중이던 UH―1H 헬기조종사들에게 긴급 발진을 지시했다. 신서면 도신리와 내산리 일대 좌표 334, 283 지점이 출동장소였다. 산림청 헬기도 김포공항에서 이륙했다.

비슷한 시각 경기도 상황실에 파견근무중이던 군관계자도 3군사령부에 전화를 걸어 고무보트 지원을 지시했다. 3군사령부는 즉각 고무보트 30척과 특수훈련을 받은 병사들을 전곡 지역에 출동시켜 인명구조활동을 펴도록 했다. 이밖에 한국수상안전구조단 등 민간 단체들도 연락을 받고 의정부 등 각지에서 연천으로 향했다. 군경 등에서 지원나온 헬기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고립돼 있던 주민 1백49명을 이날 대부분 구조한 것이다.

주민 모두 단잠에 빠진 새벽, 기습적으로 내린 집중호우였지만 민·관·군의 유기적인 협조로 주민들을 재빨리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었다.<연천=특별취재반>

◎대책본부 표정/주민 인명피해 적자 “불행중 다행”/한때 “댐 붕괴”에 당혹,보조벽 일부 파손 밝혀져/“80∼백50㎜ 비 더올 것” 예보에 대책마련 부심

내무부 중앙재해대책본부(본부장 김우석 내무부장관)와 집중호우가 내린 경기·강원도, 연천·철원군 대책본부는 27일 경기북부 및 강원지역에서 집중호우로 발생한 주민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느라 온종일 분주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상오 7시40분께 연천군 연천읍과 신서면 일대에 민방공경보로 대피령을 내려 5천2백여가구 1만7천여명의 주민을 연천군청과 연천중학교, 백학초등학교등 5개소에 대피시켰다. 또 상오 9시께 경기·강원도와 연천·철원군에 「재해예방 강화대책」을 지시하고, 내무부 방재국 직원 40여명과 국방부 건교부 기상청 한전 수자원공사 등 관련 부처에서 파견된 직원 10여명으로 상황실을 구성, 피해상황 파악및 인명구조활동을 지휘하고 있다.

○…대책본부측은 연천읍 신서면 일대 주민 1만7천여명이 대피하는 상황에서도 인명피해가 없자 불행중 다행이라며 안도했다. 한 관계자는 『신속한 주민대피가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오 10시께 상황실로 경기 연천군 청산면에 있는 저수량 1천3백만톤 규모의 연천소수력발전소댐이 붕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연 긴장감이 감돌았다. 직원들은 『이거 진짜 큰일난 것 아니냐』며 당혹했으나 곧 댐 본체가 붕괴된 것이 아니라 댐옆으로 물을 빼는 날개벽 일부가 유실된 것으로 확인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대책본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규모가 늘어나자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또 경기북부지역과 강원 일부지역에 80∼150㎜의 비가 더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김우석 내무부장관은 수시로 재해대책본부 상황실을 들러 상황을 확인하고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대책본부측은 하오 8시 경기·강원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되고 이날 밤 시간당 최고 30㎜의 집중 호우가 내리겠다는 기상예보에 따라 계곡과 하천의 피서객과 야영객들을 대피시킬 것을 지시하는 한편 공무원 1만5천명을 비상 대기하도록 지시했다.

한편 이날 상오 중앙재해대책본부에는 이수성 총리와 이홍구 신한국당대표가 방문, 수해예방 및 피해복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이총리는 『이번 재해를 자신의 일로 생각해 피해를 줄이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으며 이대표는 『민간인 실종자가 2명에 그치는 등 피해가 극소화돼 다행이나 군인희생자들이 많아 가슴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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