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로 하오께야 헬기 후송/구조된 사병 “동료 못구해” 눈물/침수대비 배수작업하다 참변강원, 경기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흙더미가 군부대를 덮쳐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육군에 따르면 전방 산악지대에 위치한 육군 3, 6, 7, 15 및 25사단 소속 부대가 26일밤부터 27일 상오까지 쏟아져 내린 3백∼5백㎜의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 한때 1백여명이 매몰되면서 이중 24명이 숨지고 36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장교 1명을 포함한 11명이 실종됐다.
○…강원 철원군 근남면 마현리 소재 육군 승리부대에서 인근에 산재한 공병중대, 수송중대, 보병중대 내무반 막사와 GOP초소등에 흙더미가 덮쳐 모두 57명이 매몰돼 17명의 사망자와 3명의 실종자를 내는 등 최대의 피해를 입었다.
내무반의 물을 퍼내던중 산사태로 사고를 당한 공병중대의 경우 인사계 권종구 상사와 권승호 일병 등 7명이 숨졌으며 보병중대의 경우 17명이 매몰돼 3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또 경기 연천군 신막리에 위치한 육군 모야포단과 연천군 대광리에 소재한 육군 모사단 신병교육대도 침수돼 병사 22명이 고립됐다가 헬기에 의해 구조됐다.
○…군당국은 악천후와 통신두절때문에 하오 4시께 헬기를 이용한 부상자 수송작전에 돌입, 하오 4시50분께 2대의 헬기로 공병중대 부상자 11명을 춘천근교 육군 비행장으로 후송한 뒤 1시간후 12명을 추가 후송했다.
속옷까지 모두 벗겨진 채로 후송된 부상자들의 맨살에 매직펜으로 관등성명이 쓰여져 있고 온몸 여기저기에 손바닥만큼 살점이 떨어져 나가 사고당시의 처참함을 보여주었다.
군당국은 이중 부상이 심해 생명이 위급한 이영호 상병(21)등 4명은 국군 청평병원으로 곧바로 이송했다.
또 사망자가 후송될 것에 대비, 시내에서 급히 관을 도입하기도 했다.
○…육군 공병부대 병사들이 실려온 국군 춘천병원은 부상병들의 신음 소리로 아비규환이었다.
병사들은 응급실 병상이 모자라 들것에 실린채 병원 복도 중간중간에서 응급치료를 받았으며 부상정도가 심한 일부 병사는 먼저 X선찰영실로 급히 옮겨지기도 했다.
공병중대 황규일 이병(21)은 『30분동안 흙더미속에서 몸부림치다가 나뭇가지를 잡고 간신히 기어 나왔다』며 『흙에 묻혀 빠져나오지 못한 동료를 구할 수 없었던 것이 안타깝다』고 눈물을 흘렸다
○…육군뿐 아니라 공군도 피해를 입었다. 상오 6시께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대성산 소재 공군 레이더기지에서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 배수로작업을 하던 사병 15명이 매몰돼 박한성 병장(23), 권영걸 상병(21) 등 2명이 숨지고 엄현상 병장(24)이 실종됐다. 나머지 12명은 긴급구조된 뒤 인근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이중 김현주 상사, 이진명 상사 및 서정호 상병 등 3명은 중상이다. 사고는 사병들이 새벽 1시부터 이 지역에 집중폭우가 쏟아지자 부대내 비상발전실의 침수에 대비, 배수로 작업을 하던중 갑자기 산사태가 일어나 발생했다.
○…군당국은 26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대마리에 위치한 육군 모사단 2대대 본부중대 붕괴에 따른 사망자 21명에 이어 27일 24명의 군사망자가 발생하자 침통한 분위기속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있다.
윤용남 육군참모총장은 대대장급 이상 전 육군지휘관 및 연대참모 이상 군간부들에게 여름 휴가 및 외박을 취소하고 부대에 복귀토록 긴급지시했다.
부대별 사망·실종자명단은 다음과 같다.
<사망자>사망자>
◇승리부대 ▲이강옥 상사 ▲이승엽·김경곤 병장 ▲신현창·김상철·이승희·한동훈 상병 ▲김홍섭·강재성·김성식·조기용·김훈희·김기원 일병 ▲박욱진·정용섭·권성호·김기동 이병 ◇청성부대 ▲이종우 소위 ◇백골부대 ▲허정 하사 ▲최훈규·윤일섭 일병 ◇비룡부대 ▲신유현 일병 ◇공군 레이더기지 ▲박한성 병장 ▲권영걸 상병
<실종자>실종자>
◇열쇠부대 ▲권수한 상병 ▲김준모 일병 ◇공군 레이더기지 ▲엄현상 병장<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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