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한 시간 남짓 산에 올라갈 때 느끼는 상쾌한 기분이 장마가 그치니 새롭다. 얼마전 「들꽃피는 학교」에 대해 듣고 어제 새벽에는 들꽃이 산에 얼마나 피어 있나 하고 유심히 살펴보았다. 새끼손톱만큼 작은 보라꽃, 흰꽃들이 간혹 있을 뿐 여름이라 그런지 들꽃을 찾기 어려웠다. 여하튼 화원에서 피워 낸 꽃과는 다른 들꽃의 아름다움이 눈에 번쩍 띄었다.「들꽃피는 학교」는 원예학교가 아니다. 거리에서 「가스」나 「본드」같은 약물을 남용하며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보며 마음 아파하던 부부가 있었다. 이 두 분은 2년동안 가출 청소년들과 같이 먹고, 잠자며 한 가정을 이뤘다. 2년만에 이 청소년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노력하다가 다행히 안산시 인근 화정마을의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 사용을 허락받고 지난 5월 문제청소년들을 위한 생활학교인 「들꽃피는 학교」를 개교했다.
요사이 우리 사회 여기 저기에서 터지는 일들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다. 이러다가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듯 국민들 욕심과 탐욕 때문에 우리 사회가 한 순간에 붕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하게 된다. 심지어 굶어 죽어가는 동포들과 쌀을 나누어 먹으려고 하는 종교계의 따뜻한 마음도 처벌받는다고 한다. 아사 직전의 사람들을 돕겠다는 이러한 국민의 따뜻한 마음을 정치나 이념 때문에 억누르고, 또 굶주린 사람들을 외면하게 만드는 인면수심의 마음을 가지게 해서야 나라가 잘 될리 없다.
그래서 남들은 잡초처럼 여기는 문제청소년들에게서 「화원에서 길러내는 꽃」과는 다른 「들꽃」의 아름다움을 보고, 그 생명을 위해 내 소유를 나누고 사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요사이 얼마나 존경스러운지 모르겠다. 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살아 있는 한 우리 미래는 희망이 있다.
내일 새벽 산행에서 내 눈에도 들꽃의 아름다움이 보이는지 확인해야겠다.<권오성 낙산교회 목사>권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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