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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혜림 망명」 해프닝 일단락/정부,모스크바 체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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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혜림 망명」 해프닝 일단락/정부,모스크바 체재 확인

입력
1996.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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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이동 확대 해석” 분석 유력/혜랑씨는 유럽 제3국에 은신중서방망명설로 관심을 모았던 김정일의 전동거녀 성혜림씨(59)는 현재 모스크바에 체재중인 것이 26일 우리 정보당국에 의해 확인됐다.

이로써 2월에 보도돼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성혜림씨 망명사건은 5개월여만에 헤프닝으로 일단락 됐다. 그렇지만 성씨의 언니 혜랑씨(61)는 유럽의 제3국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48년 가족이 함께 월북했던 이 자매는 결국 통일이 될 때까지는 영원히 헤어질 운명에 처하 게 됐다.

우리 정보당국은 『성혜림씨는 북한의 영향권이 미치는 모스크바 지역에 머무르고 있으며 혜랑씨는 유럽의 제3국에 은신 중』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혜랑씨의 경우 혜림씨와 같이 모스크바로 돌아가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일단 「탈북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정보당국은 체재국 정부나 유엔 고등난민판무관(UN HCR)으로부터 혜랑씨의 망명 신청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다른 길을 가야할 혜랑·혜림 자매의 운명은 지난해 혜랑씨의 아들 이한영씨(36)가 서울에서 어머니와 통화하면서부터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졌다고 볼 수 있다. 혜림씨는 김정일의 아들 정남의 어머니이지만 혜랑씨의 아들 한영씨는 남한에 귀순해 있었다. 혜랑씨는 동생 혜림씨가 김정일의 동거녀로 로열 패밀리에 합류한 이후 줄곧 혜림씨를 뒷바라지하며 동고동락해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10여년간 어디 있는지도 몰랐던 아들 한영씨의 전화를 받으면서 동생 혜림씨와는 완전히 다른 「입장」이 됐다.

따라서 혜림씨가 1월 혜랑씨와 함께 모스크바에서 제네바 별장으로 이동할 당시 망명의사를 갖고 있었는지 여부와 우리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이사건을 파악·추적하고 있었는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혜랑씨가 아들과의 통화에서 혜림씨의 망명의사를 시사했다고 하지만 혜림씨의 의사는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확인된 바가 없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혜랑씨가 자신의 탈출을 위해 동생인 혜림씨를 제네바로 같이 데려온 것인지, 아니면 두 사람이 함께 망명을 시도했던 것인지는 불투명하다』며 『혜림씨가 언론의 추적 때문에 모스크바로 돌아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혜림씨가 심장병 등 지병이 한두가지가 아니었고 혼자서 돌아다니기 어렵기 때문에 서방탈출을 생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원측도 2월16일 브리핑에서 성혜랑씨 일행이라는 표현을 사용, 정부가 혜랑씨와 혜림씨의 망명의사를 달리 보고 있지 않느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었다.

그러나 정부는 당시 성혜림씨 일행의 행선지에 대한 언론의 추측보도가 난무하는데도 끝까지 보안을 유지, 혼란을 가중시켰다. 당시 상황과 관련, 정부의 한 당국자는 『혜림씨는 김정일이 모스크바에 방치해놓은 옛 여인으로 궁중비사 수준의 정보가치 밖에 없다』며 『당시 정부가 송환대책반을 유럽으로 파견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거리가 있으며 유럽일부 국가의 요원을 통해 성씨 일가의 행적을 파악한 정도』라고 설명하고 있다.<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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