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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국제화/박진열 기획관리부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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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국제화/박진열 기획관리부장(메아리)

입력
1996.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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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얼굴에 침뱉는 격일지 모르나 우리 국민들은 자기 제어력이 약한 것 같다. 부족하다 싶었는데 어느새 조금만 여유가 생기면 금방 분수를 뛰어넘는다.국제화 세계화 바람이 분지 1년남짓. 이젠 회사원 공무원 대학생 어린이까지 해외여행을 못한 사람은 주눅이 들 정도다.

그런데 한바탕 몰아치고 있는 해외나들이 바람이 급기야 세계 곳곳에서 일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한 지방여행사가 태국에 보신관광을 주선했다가 국가위신을 실추시켜 결국 여행사 면허까지 취소당하게 됐다. 웅담과 곰발바닥을 확보하기위해 야생곰을 잡아 운반하다 태국경찰에 체포됐다는 것이다. 일행중 한명은 체포되자 풀려나기위해 경찰에 거액의 뇌물까지 건넸다가 두번 망신을 당했다. 이 사건이 계기가 돼 정부는 호화·사치 해외여행객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수사에 나섰다.

여행은 견문을 넓히는 좋은 기회다. 새로운 문물을 접해 봄으로써 비교대상을 갖게되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 여행을 값진 투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젠 우리도 해외여행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몇해전 해외공관에 근무하던 직원에게 들은 얘긴데 재미있어 소개한다. 해외에서 근무하다보니 공항에 손님을 맞으러 갈 기회가 많다는 이 직원은 아무리 생면부지의 사람이라도 우리나라 사람을 정확하게 찾아내 영접하는데 자신이 있다고 자랑했다. 신기해 물어보니 대답은 간단했다. 뒷짐을 진채 굳은 표정으로 바쁘게 걸어나오거나 담배를 물고 나오거나 2인이상인 경우 떠들면서 걸어나오는 사람은 어김없이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덜 세련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소한의 에티켓을 지키는 것도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이 찾는 외국 어느도시에는 한글로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을 붙여놓았다는 것은 우리나라 관광객들의 수준을 말해주는 증거다.

이제 우리나라도 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 선진국 문턱에 섰다. 세련된 면모를 보여야 한다. 「감사합니다」란 한마디 만이라도 여행하는 나라의 말을 배우는 것이 선진국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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