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는 역시 냉방 잘되는 도서관”/서울대버들골 위쪽 계곡/고려대문과대 1층 통로/연세대윤동주 시비 주변/한양대도서관 위 파라솔/건국대일감호 주변 벤치『캠퍼스의 숨은 피서지를 찾아라』
바다, 계곡 등을 찾아 더위사냥을 떠나는 대신 계절학기를 듣거나 고시공부에 매달린 학생들로 대학 캠퍼스는 방학중에도 붐빈다. 내리쬐는 햇볕을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이들로서는 아쉬운 대로 캠퍼스안에서 더위를 쫓는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주로 숲이 우거진 곳이나 건물의 그늘진 곳이 각광을 받지만 캠퍼스 지리에 밝은 고학년들은 알려지지 않은 명당을 찾아내기도 한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2층 통로는 학생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이면 한치공간도 없이 빽빽하다. 건물자체의 그늘과 통풍이 잘 돼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학생들이 앉아있는 모양이 흡사 빨랫줄에 앉은 제비같다 해서 「빨랫줄」이라 불리는데 조금만 늦어도 빈 자리가 없다.
도서관에서 5분정도 거리인 버들골이나 자하연못 부근에도 피서객이 몰린다. 도서관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시간도 많이 뺏기지 않고 그늘도 많아 잠깐 피서를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 도서관 근처의 피서지를 빼앗긴 학생들은 빈 강의실로 찾아든다. 냉방은 안되지만 아무 방해없이 식사 후 낮잠을 즐길 수 있어 그럭저럭 더위를 잊을 수 있다.
버들골 위쪽에 있는 캠퍼스내 관악산 계곡은 숨겨진 피서지. 깊이가 2m 남짓 한 계곡물이 보기에도 시원하다. 익사자가 생긴 후로는 접근이 금지됐지만 한적한 틈을 타 「홀로수영」을 즐기는 학생도 꽤 있다.
고려대에는 학생회관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돌벤치」가 최고의 피서지. 시원함이 얼음창고에 비긴다하여 「석빙고」라는 별칭을 가진 문과대 1층통로도 인기 휴양지다.
연세대의 최고 피서지로는 소나무 참나무군락이 어우러진 청송대가 꼽힌다. 늦은 밤의 청송대는 열대야를 피해 연인들끼리 모이는 은밀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캠퍼스 뒤쪽의 시원한 숲 한가운데에 자리한 윤동주 시비앞도 학생들의 발길을 끄는 명소다.
한양대의 경우 파라솔이 설치된 도서관 옥상과 처마가 깊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노천극장 위쪽이 인기이고, 건국대 학생들에겐 일감호 벤치가 최고다.
그러나 방학중 학생들의 가장 소중한 휴양지는 뜻밖에도 도서관 열람실. 에어컨 냉방이 웬만큼 돼있어 졸릴 땐 수면까지 취할 수 있는 데다, 알찬 방학을 보내고 있다는 뿌듯함이 더위의 접근을 막기 때문이다.<김정곤 기자>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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