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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당정군 체제갈등 표면화”/권 안기부장 국회정보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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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당정군 체제갈등 표면화”/권 안기부장 국회정보위 보고

입력
1996.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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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중심 공포·강압정치로 지탱/전비 계속 강화로 전쟁위험 여전/고위급 30여명 지병 정책수행 무기력현상권영해 국가안전기획부장은 2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 최근의 북한정세 및 동향에 관한 소상한 평가를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권부장은 『최근의 북한정세는 국가수반이 없는 비정상적 체제가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난 심화등으로 체제안정기반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권부장의 국회보고요지.

국가주석이 2년이상 공석인 가운데 김정일의 권위가 점차 약화돼가는 징후가 나타나면서 관료사회내에 「당·정부·군이 각기 논다」는 여론이 돌고있을 정도로 체제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부처 이기주의가 확산되면서 행정체계가 문란해져 기관별로 상충된 지시를 하거나 책임모면을 위해 허위보고를 하는등 사회기강이 해이되어 있다.

특히 최근에는 농촌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돼 오던 농민시장을 도시까지 확대하고 거래품목도 그동안 금지돼 오던 쌀 및 일부 공산품까지 묵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민시장에 1만여명에 가까운 주민이 운집하고 있는 동향이 전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북한 계획경제의 한계성을 나타내는 징후로서 주목된다.

북한지도부는 정권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인 군부를 중심으로 강압적인 공포정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체제를 지탱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민무력부 「보위국」을 「보위사령부」로 확대 승격시켜 군의 충성심 이완을 방지하면서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별 순회재판을 통해 체제비판 언동자는 물론 식량탈취자등에 대해 본보기식의 공개총살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체제의 안정기반이 크게 약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지도층이 전비태세를 계속 강화하고 있는 동향으로 보아 한반도에서 전쟁위기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강성산 총리를 비롯, 당비서 김기남 김국태등 30여명의 고위간부들이 지병으로 인해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이들은 심장병 당뇨병 간염등을 앓고있다.

이들 중에는 김정일에게 직보할 위치에 있는 당비서를 비롯, 강총리와 김환 부총리등 다수의 경제관리가 포함돼 있다.

또 고위간부가 지병으로 정책수행에 무기력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직무대리자가 기존계획을 자의적으로 수정 집행하는등 업무에 혼선이 초래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일의 공식승계 이후 권력구조 재편과정에서는 이들 고위층의 지병문제가 인사의 고려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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