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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작업 모아 북디자인전 갖는 정병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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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작업 모아 북디자인전 갖는 정병규씨

입력
1996.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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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디자인,단순 장식아닌 책 만들기의 본질적 개념”『이제 북디자인 영역은 단순한 장식의 개념을 넘어 책만들기, 즉 본질적인 제작의 개념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북디자인의 수준이 한 나라 출판의 질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입니다』 정디자인대표 정병규씨(50)는 북디자인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북디자인이라는 생경한 분야를 개척, 한국적 독자성과 이미지를 책에 심어온 정씨는 지난 25년에 걸친 작업의 결실을 한 자리에 모아 「정병규 북디자인 전시회」를 8월1∼10일 갤러리 지현(3444―0521)에서 갖는다.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의 작업을 점검하고 재충전 계기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하는 자리이다.

초기의 작품 「부초」에서 최근에 나온 「인간과 상징」까지 수 많은 책의 표지는 물론 본문활자 모양과 크기, 여백구분, 용지선택등 「토털출판디자인」을 지향하는 그의 작품 500여점이 선보인다. 신구문화사 민음사 열화당 홍성사 등에서 출판기획자로 일했던 정씨는 70년대 후반 북디자인에 눈을 떴다. 책표지는 대충 출판사 사장들이 직접 하는 것으로 인식돼 있던 풍토를 깨고 77년 민음사 편집부장 당시 소설가 한수산씨의 작품 「부초」의 표지디자인을 하면서 북디자이너의 길에 들어섰다. 대표작으로는 「부초」외에도 「오늘의 작가총서」 「민음의 문학시리즈」 「경주 남산」 등이 꼽힌다. 그의 손을 거쳐 태어난 책은 무려 3,000여종에 이른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 책에도 「책격」이 있습니다』라고 주장하는 정씨는 내용에 알맞은 책격을 만드는 것이 북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디자이너는 책에서 「나에게 이런 옷을 입혀달라」는 말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출판사로부터 디자인 의뢰를 받으면 원고를 몇 차례 반복해 읽어 내용을 이해하는 긴 과정을 거친다. 그는 『표지디자인은 북디자인의 중요한 한 부분일 뿐입니다. 앞으로는 시각편집, 행간, 여백의 구분, 문자의 변형 등 토털출판디자인 개념으로 확대돼야 합니다』고 말했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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