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으로선 내 할 일 다해/앞으론 사회봉사활동 전념”지난 20일 돌연 사퇴의사를 밝힌 김재기 한국케이블TV 방송협회장(59)은 지난해 말부터 자신의 역할이 끝난 것을 느꼈다고 한다.
『케이블TV 초기에는 추진력과 결단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이제 케이블TV의 무한한 발전을 이끌 사람은 전문성, 행정력, 정치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인 출신으로 제가 할 일은 모두 했다고 봅니다』
단순한 매체에서 벗어나 각종 부가서비스를 활성화하는 시기를 맞은 케이블TV는 정보, 과학 분야의 전문인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과학기술처 차관과 민정당 전국구 국회의원(12, 13대)을 지낸 조경목씨(59)를 차기 회장으로 추천했다.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김회장의 갑작스런 사퇴는 그의 능력과 스타일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큰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정계에 진출하기 위해 일단 회장직을 그만 두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회장은 주위의 이러한 추측을 부인하면서도 일말의 여운을 남기고 있다.
『케이블TV를 떠나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없습니다. 각 기업체에서 초빙 제의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공익적인 일에 종사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모두 거절했어요. 사랑의 각막은행(현 은행장), 우리민족 서로 돕기 운동(현 공동대표) 등 그동안 제가 책임을 지고 해오던 사회봉사 활동에 전념할 것입니다. 그러다가 나의 능력이 정말로 요구되는 곳이 생기면 또 정열을 다할 생각입니다』
주택은행·외환은행장 출신인 김회장은 재계, 금융계에서 결단력과 추진력이 남다른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일종의 모험사업이었던 케이블TV를 이만큼 키웠다는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그만두는 것을 만류하는 것을 보면 「내가 엉터리로 일을 하지는 않았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케이블TV 방송협회는 26일 하오 3시 회원사 총회를 열고 새 회장을 선출한다.<권오현 기자>권오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