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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으로” 투혼의 태평양 항진/강동석씨 단독 요트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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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으로” 투혼의 태평양 항진/강동석씨 단독 요트 세계일주

입력
1996.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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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과 싸워야 할 “최대 고비”/항해중 아버지 별세소식 들어/임종못한 한딛고 불굴의 전진한국일보사와 일간스포츠 주최로 단독 세계일주 항해중인 재미교포 강동석씨(27)가 지구를 한바퀴 돌고 부산을 향해 태평양을 순항중이다.

지난달 23일 파나마운하를 통해 파나마 발보아항에 도착한 강씨는 지친 몸을 돌볼 틈도 없이 요트와 장비를 점검하고 7월초 부산을 향한 마지막 항해의 닻을 올렸다. 갈라파고스섬―마르키즈제도―하와이―부산에 이르는 항로 1만3천마일의 태평양횡단은 최대·최후의 고비다. 강씨가 항해하는 기간 태평양에는 허리케인이 자주 불어 대형 선박도 매우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교포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출발한 강씨의 구릿빛 얼굴에는 『오대양을 한바퀴 돌며 온갖 어려움을 극복했는데 여기서 실패할 수 없다』는 각오가 엿보였다.

강씨가 「선구자Ⅱ호」를 타고 미국 로스앤젤레스항을 떠난 것은 94년 1월14일. 하와이 호주를 거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한 강씨는 96년 새해 벽두 더반항을 출발, 희망봉을 통과해 대서양 횡단에 나섰다. 대서양 횡단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식수 부족이었다. 마른 침을 삼킬 때마다 목이 갈라지는 듯했다.

특히 북위 10도 서경 50도 남아메리카 북동쪽 바다에서부터 그레나다까지는 바람이 전혀 없어 하루에 30마일 밖에 항해하지 못하는데도 식수까지 바닥나 갈증이 극에 달했다. 다행히 더 견디기 힘들 때마다 비가 와서 항해를 계속할 수 있었다. 파나마운하의 대서양쪽 항구 크리스토발에 도착했을 때 체중은 대서양횡단 전보다 5㎏이나 줄어 있었다. 94년 로스앤젤레스 출발 이후 강씨를 끊임없이 괴롭힌 것은 외로움이었다. 대서양을 항해중인 하와이출신 요트맨 브라이언의 무선통신이 유일한 낙이었다. 너무 외로워 눈물이 날 때는 통기타를 치며 찬송가나 한국가요를 목이 터져라 불렀다.

무엇보다 큰 고통은 항해 중 들려온 아버지의 사망 소식이었다. 슬픔과 비통함 때문에 강씨는 한때 항해를 포기하려 했지만 후원회까지 결성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은 로스앤젤레스 교포들을 생각하며 강철처럼 마음을 다잡았다. 태평양을 건너고 있는 강씨의 가슴은 이제 외로움보다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하와이지사=정광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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